예비교사드의 항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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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발령방지 못한 우리 선배들이 갈곳은 막노동판이나 보험 외무사원뿐입니다. 결혼도 못하고 온갖 눈총을 견뎌야하는 그들의 비참한 모습을 생각이나 해보셨읍니까.』
8일오후 일과시간이 끝난시각, 광화문 정부종합청사회의실. 전국국립사범대학 학생연합 대표로 문교부 관계자와 대좌한「예비교사」8명은 교원수급 정책의 난맥상을 호되게 질타했다.
종합청사밖에는 1천여명의 전국국립대사범대생들이 연좌농성을 벌이며 이들을「응원」하고 있는 삼엄한 분위기.『교원임용 국가고시제를 시행할 것인지 분명히 밝혀주십시오.』
『아직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읍니다. 다만 여러분을 포함한 각계의 다양한 여론을 들어 결정하겠읍니다.』『시위전력등을 이유로 임용에서 제외한 사람은 없다. 만약 있다면 명단을 제시하라.』『교육재원 문제는 정부예산내에서 한푼이라도 더따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91년까지는 적체교사가 거의 해소된다. 다만 독일어·불어등 특정과목의 적체해소는 어렵다.』
문교부 관계자의 답변은 상당히 자신에 차 있어보였다. 복잡한 수치가 적힌 자료까지 내놓으며 설득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같은 답변들이 여전히 성에 차지 않고 미덥지도 않다는 반응들.『동료들에게 보여줄테니 자료를 복사해달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임용고시제의 경우『과거처럼 몇사람이 우물쭈물 결정해버리는 것이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다.
신뢰받지 못하는 문교정책이「현장의 피해자」로 부터 질타당하는 현장.『모든게 졸정제 때문이야. 정원을 늘여놨으니 학생들의 취업 걱정이 나오는게 당연하지….』어느 직원의 푸념속에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졸정제의 망령을 보는듯 했다. <한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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