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두 번째 나온 안희정 “합의된 관계” 피해자 측 “강압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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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19일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19일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정봉주 민주당 복당은 결국 무산 #당 최고위 만장일치로 불허 결정

“강요·강압이 있었고, 관계에 동의하지 않았다.”(고소인 측)

안 전 지사의 성폭행·성추행 혐의 수사가 본 국면에 접어들었다. 19일 안 전 지사가 서울서부지검에서 두 번째 조사를 받으면서 전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씨와의 관계에 대해 강제성이 없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날 검찰청에 출두한 안 전 지사는 포토라인에서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지만 고소인들께서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한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검찰 조사를 충실히 받고 그에 따른 사법 처리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를 사랑하고 격려해 주신 많은 분과 저의 아내,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와 A씨의 법률 대응을 지원 중인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대표는 “피해자들은 검찰 조사에서 안 전 지사와의 관계 자체가 종속적이고 대등하지 않았다는 것, 강요와 강압이 있었고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검찰에서 충분히 진술했다”고 전했다.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를 지휘·감독하지 않았다는 안 전 지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온 국민이 그 조직의 특성과 설립 배경을 알고 있다. 보직이 없었다는 이유로 영향력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궁색한 변명”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합의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업무상 위력으로 강제폭행·추행이 있었다고 고소인들이 주장함에 따라 이런 상황까지 고려해 조사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까지 김씨를 4차례,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씨를 2015∼2017년 7차례 성추행 및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정봉주 전 의원의 복당을 불허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백혜련 대변인은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만장일치로 (복당 불허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홍지유·허진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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