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접경지역 물류 이동 급감...민간위성에 포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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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단둥 압록강대교 [사진 연합뉴스]

중국 단둥 압록강대교 [사진 연합뉴스]

북중 접경지역의 물류 이동이 급감한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민간위성에 포착됐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6일 보도했다.

‘VOA’가 지난달 11일과 14일, 27일 미국의 민간위성업체인 ‘디지털 글로브’ 사가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연결하는 ‘조중친선다리’의 북한 쪽 도로에는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의 숫자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월께 신의주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다리 앞 도로와 물류 창고로 보이는 건물 주변에 트럭들이 빽빽하게 들어섰던 모습과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올해 2월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지난해 1월 트럭들이 서 있던 자리가 비어있고, 파란 지붕의 건물들 앞에 있던 트럭들의 자리도 빈 공터로 남아있다. 이런 모습은 지난 11일 촬영된 ‘플래닛’의 위성사진에서도 확인된다.

이 방송은 이러한 현상이 지난 11일 촬영된 민간위성업체 플래닛의 위성사진에서도 나타났다며 "지난해 같은 기간엔 수십 대의 트럭이 육안으로 확인됐지만 이날 사진에서는 더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 국가정보국(DNI) 동아시아 선임고문 등으로 활동했던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VOA와의 통화에서 "신의주에서 (트럭의) 움직임이 급격히 줄어든 사실은 최근 중국이 공개한 무역자료의 내용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둥에서 작성된 보고서들도 같은 내용을 증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경제전문가인 스테판 해거드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VOA’에 사진만으로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신의주에서의 움직임 감소가 중국의 대북제재 이행에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해거드 교수는 “(북한의) 밀수와 관련한 집중적인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중국이 다자 차원에서 또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틀 안에서 이를 지키기로 결정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속이라는 문제가 불거질 수 있지만 중국이 약속을 깨고 나가는 건 외교적으로 볼 때 어려운 일”이라면서 “새로운 대북제재 조치들이 시행되기 시작했고, 이는 (유화적 메시지를 담은) 김정은의 신년사에 영향을 끼친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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