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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 "주체성회복" 선언|서울세계대회 계기 일본색 추방운동|전통화랑 검복에 신라검법 선뵈 주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한국검도가 일본색 추방운동을 펴면서 주체성회복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제까지 검도는 일본의 전통무도로만 알려져 왔으며 경기규칙·도복·용어등이 모두 일본식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28일 개막된 서울 세계검도선수권대회를 계기로 이러한 인식을 바꾸고 일본검도의 원류인 신라검법을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한국의 실검연무시범단은 검은색 일본식 도복대신 보기에도 산뜻한 백색의 화랑검복을 입고 나와 수비위주의 일본 검도와는 달리 손목·허리치기, 목·가슴찌르기등 다양한 기술을 펴보였다.
특히 한국의 새로운 도복은 바지폭이 45∼55cm정도로 일본전통도복의 절반정도 밖에 안되고 일본 사무라이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이는 일본중심의 세계 검도계에 회오리바람을 불러일으킨 상징적인 사건으로 일본을 비롯한 각국관계자들을 경악시켰다.
검도종주국을 자부, 국제검도연맹을 장악해온 일본은 그동안 일본식 도복착용은 물론 경기·회의 때의 공식어로 일어를 사용케하고 상장에도 일본의 소화(소화)로 연도를 기록, 다른 회원국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서울세계선수권대회에서 공용어로 영어와 불어만을 사용하자 일본측은 경기장에서의 아나운스먼트만이라도 일본어로 통역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비록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일본중심의 세계 검도계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올 것이 틀림없다.

<이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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