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하려면 강간 당해봐야" 유명 뮤지션 C씨가 한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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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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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각계에서 '미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8일 뉴스1은 대졸자 A씨, B씨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들은 절대권력을 쥔 음대 교수, 대학 강사, 유명 뮤지션 등이 아직 사회에 진입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가하는 성적 폭력에 대해 고발했다.

A씨가 대학에서 본 음대교수는 술자리에서 허벅지를 쓰다듬고 강제로 키스를 시도하는 등 여러 학생들에게 추근거렸다. A씨 역시 그 대상이었다. A씨는 "교수는 저희한테 너희가 성공하려면 이런 성적인 일들도 기본적인 사회생활이라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교수의 스킨십을 거절한 A씨는 이후 학교생활이 불편해졌다고 한다.

결국 그는 졸업 후 음악을 그만뒀다. 그는 "최대한 그 교수를 마주치지 않으려면 다른 진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음악과 관련 없는 대학에서도 이런 일은 벌어졌다. 교육대학원에 다니는 B씨는 전공필수 수업에서 대학 강사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강사는 학생들에게 임용고시와 관련돼 도움을 주고 싶다며 30명 가량 되는 수업에서 소수 정예로 스터디를 하자 제안했다. B씨는 "교수가 수업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골랐다"며 총 4명의 대학원생이 스터디를 하게 돼 중간고사 시즌에 술자리를 가졌다고 했다. B씨에 따르면 교수는 술자리에서 "술잔을 부딪칠 때 꼭 애무하는 것같이 부딪힌다"고 말했고 "바람 피우기 좋은 날씨"라는 말은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지인을 통해 유명 뮤지션 C씨에 대해서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C씨가 "예술하려면 강간을 당해봐야 한다. 강간당하고 싶으면 나한테 전화해라." "같이 작업하기 전에 우리가 몸이 하나가 돼 봐야지 하나의 결과물이 나온다." 등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A씨와 B씨는 취재에 응했지만, 가해자 실명이 공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렸다. 실명이 공개된 이후 해코지가 두렵다고 했다. A씨는 "C씨는 워낙 저명한 뮤지션이고 제 고백 하나로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도 없을 것 같다"면서 2차 피해가 두려워 실명공개를 거부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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