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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류 괴물 오타니, 미국 가자마자 수퍼스타 대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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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가 ‘수퍼스타’ 대접을 받으면서 메이저리그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지난해 말 에인절스와 계약한 오타니는 지난달 1일(한국시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지난달 15일부터 애리조나주 템피에서 시작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다. 에인절스는 시범경기부터 ‘오타니용 계획표’를 짜서 팀을 운영하고 있다. 오타니를 투수와 타자로 모두 활용하기 위해 6선발 체제를 꾸렸다. 선발 등판 이후 오타니는 5일 동안 쉴 수 있는데 그 사이에 이틀 정도는 타자로 출전할 수 있다. 오타니가 일본프로야구에서 활동했던 방식 그대로다.

99년 만에 빅리그 투·타 겸업 도전 #에인절스, 아파트 주고 개인 통역 #전세계 70여 매체 훈련 취재 경쟁

오타니는 지난달 25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첫 선을 보엿다. 선발 등판한 그는 1과3분의1이닝 동안 1피홈런·2피안타·1실점을 기록했다. 다음날 쉰 뒤 2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과 2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는 타자로 나섰다. 3월 1일엔 불펜 피칭을 한 뒤 이튿날은 하루 종일 쉬었다. 그리고 3일 밀워키 산하 마이너리그팀과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왔다.

오타니는 아직 제 모습으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투수로서는 최고 구속이 시속 156㎞에 그쳤다. 오타니의 최고 구속은 시속 165㎞다. 대신 포크볼,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시험해 보고 있다. 타자로서는 4경기에 나와 타율 0.111(9타수 1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마이크 소시아 에인절스 감독은 “오타니가 계획대로 잘하고 있다. 타격은 타이밍을 맞춰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많은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오타니를 위한 6선발 체제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에인절스에는 오타니를 위한 선발 로테이션을 채울 확실한 투수 5명이 없다. 6선발 체제는 시즌 내내 보기 힘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소시아 감독은 “문제가 생기면 임기응변으로 대응하겠다”며 ‘오타니용 계획표’를 고수할 뜻을 내비쳤다. 오타니가 계약을 앞두고 ‘투타 겸업’을 첫번째 조건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투수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투수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에인절스 구단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오타니를 융숭하게 대접하고 있다. 방 3개짜리 아파트를 구해준데 이어 일본인 통역담당도 붙여줬다. 오타니는 여가 시간에 팀 동료들과 골프·농구를 즐긴다.

1919년 베이브 루스 이후 99년 만에 투타 겸업에 도전하는 오타니를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오타니가 에인절스와 처음으로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70여개 매체에서 1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엄청난 취재진에 구단 측은 인근 호텔 기자회견장을 빌려야 했다. 에인절스 동료 투수 타일러 스캑스는 “이렇게 많은 취재진을 본 건 처음”이라며 놀라워했다.

타자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타자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에인절스에서 뛰었던 일본인 투수 하세가와 시게토시는 “스즈키 이치로는 마이클 잭슨이나 마돈나와 같은 수퍼스타였다. 만약 오타니가 타자와 투수로 모두 성공한다면 이치로를 뛰어넘는 수퍼스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타니를 보기 위해 에인절스 연고지인 애너하임을 방문하는 관광객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지지통신은 7일 “이치로가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왔을 때 시애틀을 찾은 일본 관광객은 6만명에서 12만명까지 늘어났다. 오타니의 활약을 지켜보기 위해 애너하임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 수가 10~20%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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