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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혐의' 안희정, 과거 "여성성 이용하는 여자 혐오" 발언 재조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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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지사. [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연합뉴스]

자신의 비서를 최근까지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과거 인터뷰한 내용이 재조명되고 있다.

월간조선은 과거 안 전 지사가 '혐오하는 여성관'으로 "여성이 자신의 여성성을 사회관계의 도구로 이용할 때"라고 답했다고 지난해 2월 말 보도했다.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 대선 주자인 안 전 지사가 그간 자서전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스스로 밝힌 이야기를 바탕으로 정리한 기사에서다.

이 보도에 따르면 과거 안 전 지사는 결혼에 대해서 "부조리하지만 그럼에도 인류가 개발해 낸 가장 안정적인 시스템. 종(種)을 재생산하고 외롭고 고독한 영혼들이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리더와 참모의 관계에 대해 입장을 밝힌 부분도 눈에 띈다. 이 보도에서 안 전 지사는 "흔히 좋은 참모란 자기가 모시던 사람이 잘못된 길을 가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직언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참모는 직언보다는 함께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옛날의 왕들처럼 권력에 중독되어서 독선적으로 빠지면 참모가 알려줘야 한다고 하는데, 이런 건 과거의 제왕적 정치 개념에서 못 벗어나는 게 아닐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안 전 지사는 더 나아가 "리더와 참모의 관계는 마치 남자와 여자가 만나듯 좋은 인연으로 만나 사랑하는 관계다. 그리고 그 좋은 인연을 사회적 가치와 함께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함께 사랑했으면 책임도 함께 져야 하지 않을까? 사랑하는 일은 책임을 지는 일"이라고도 답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左)ㆍ공보비서 김지은씨(右). [중앙포토ㆍJTBC]

안희정 전 충남지사(左)ㆍ공보비서 김지은씨(右). [중앙포토ㆍJTBC]

앞서 5일 김지은 충남도청 정무비서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최근까지 안 전 지사에게 8개월 동안 4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안 전 지사에게 성추행·성폭행을 당했다는 다른 피해자의 폭로도 나오고 있다.

김 비서는 이날 안 전 지사에 대해 "수행비서는 모두가 노(No)라고 할 때 예스(Yes)를 하는 사람이고 마지막까지 지사를 지켜야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지사님도 늘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가, 네 의견을 달지말라 네 생각을 달지 말라, (너는) 날 비추는 거울이다, 그림자처럼 살아라, 그렇게 얘기했다"고 고발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저는 지사님이 이야기하는 것에 반문할 수 없었고 늘 따라야 하는 그런 존재였다. 그가 가진 권력이 얼마나 크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저는 늘 수긍하고 그의 기분을 맞추고 지사님 표정 하나하나 일그러지는 것까지 다 맞춰야 하는 수행비서였기 때문에 아무것도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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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지사는 6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오늘부로 도지사직을 내려놓겠다.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안 전 지사는 오는 8일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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