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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수익률 9~14% … ‘베·브·러 펀드’ 담아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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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연초 뉴욕 증시를 필두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는 동안에도 베트남·러시아·브라질 펀드는 ‘마이웨이’를 걸었다.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베트남 VN지수는 13.92%,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11.85%, 러시아 RTS지수는 10.52% 상승했다. 같은 기간 MSCI 세계지수는 0.22% 하락했다. 펀드 성적표도 덩달아 빛났다. 올 초부터 베트남주식 펀드가 12.32%, 브라질 펀드 14.41%, 러시아 펀드는 8.64%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주식 펀드 수익률 상위권 독식 #베트남, 작년 이어 경제 전망 밝아 #러시아 주식 GDP 대비 저평가 매력 #브라질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호재

KG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수익률 상위 10위에 든 해외주식형 펀드 중 8개가 베트남 펀드다.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유리베트남알파자[주식]_C/C-F(20.85%)’ ,‘미래에셋베트남자1(UH)(주식)종류A(18.96%)’,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자UH(주식)(A)(16.75%)’, ‘한화베트남레전드자(주식)종류A-e(15.22%)’ 등 국내에서 판매되는 베트남 펀드 대부분이 15% 넘게 수익을 냈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지난해 베트남 주가지수는 약 48% 상승했다. 베트남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유일한 상장지수펀드(ETF)인 ‘한국투자KINDEX베트남VN30상장지수(주식-파생형)(합성)’ 펀드는 6개월 수익률이 37.87%다. 베트남 증시의 시가총액을 상장 기업의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은 19배로 높은 편이다. PER이 높으면 증시가 과열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많이 올랐지만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올해 들어 6348억원이 베트남펀드에 순유입됐다. 해외주식형 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정지윤 한화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 매니저는 “지난해만큼은 아니겠지만 올해도 경제 전망이 긍정적”이라며 “내수 투자자들이 현금을 선호해 배당 수익이 4%대로 높은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81%를 기록했다. 올해 베트남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6.5~6.7%다. 베트남 증시에서는 빈그룹 등 부동산 투자 업체가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 베트남 펀드가 부동산 투자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요즘 베트남 펀드보다 더 잘 나가는 게 브라질 펀드다. ‘KB브라질자(주식)A클래스’는 3개월간 17.82% 수익을 냈다. 브라질은 2016년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노동·연금 개혁을 추진하며 경제 심폐소생에 성공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덕도 봤다. 브라질 주식시장의 대형주는 대부분 에너지업종이다.

브라질 증시의 최대 변수는 오는 10월 대통령 선거다. 유력 후보였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부패 혐의 항소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며 출마가 막히고, 유명 앵커부터 장군까지 후보가 난립하며 두 자릿수 지지율이 나오는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김혜미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매니저는 “브라질 경제는 정치적 불안정 탓에 상대적으로 기를 펴지 못했다”며 “10월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개혁 정책은 이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선거기간 중 조정장이 오히려 저가 매수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연금러시아업종대표자1(주식)종류C-Pe’(11.83%), ‘KB러시아대표성장주자(주식)A’(11.63%) 등 러시아 펀드는 3개월간 10% 안팎의 수익을 내고 있다. 러시아 펀드 실적도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 상승 덕이다. 에너지업종이 전체 시가총액의 45.5%를 차지한다. 러시아도 오는 18일 대통령 선거를 치르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라 브라질에 비해 정치적으로 안정된 편이다.

러시아 주식이 다른 시장에 비해 아직 싸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다. 모스크바 증권거래소 대표지수인 RTS지수의 PER은 6.4배다. 베트남은 물론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13.5배), 한국 코스피지수(9.3배)보다 낮다. GDP 대비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48%로 전년 29%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한국(89%)이나 인도(69%), 중국(65%) 등 다른 신흥 시장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현 기자 lee.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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