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회 '부부클리닉' 장성환 PD "장수 비결요? 논픽션에 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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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눈 앞에 둔 부부의 문제를 드라마로 구성해 보여주고 시청자들에게 판단을 맡기는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KBS-2TV.밤 11시5분)이 오늘 '꽃미남 습격사건'으로 2백회를 맞는다.

매번 사연은 조금씩 다르다지만 결국은 부부갈등이라는 같은 주제를 다룬, 어찌 보면 뻔한 드라마인데도 '사랑과 전쟁'은 늘 20% 내외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 여전히 인기다. 같은 소재의 단막극이 이처럼 사랑받으며 장수할 수 있었던 건 드라마의 사실성과 시청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 덕분이다.

장성환 책임PD(CP)는 "시청자가 제보한 사례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드라마가 사실적일 수밖에 없다"며 "지금도 5천여건 이상의 사연이 쌓여 있다"고 말했다.

장CP는 "간통한 남편의 아내 제보로 유부남.유부녀의 간통사건을 다룬 적이 있는데 방영 후 남편이 찾아와 본인 부분이 왜곡됐다며 거세게 항의를 했다"며 "이후 시청자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라도 오히려 지나치게 사실적인 부분은 배제한다"고 털어놓았다.

드라마가 4년 동안 계속되면서 부부문제를 다루는 방식에도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 방영 초기엔 양자의 잘잘못을 모두 부각시켜 시청자 배심원을 헷갈리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한쪽의 잘못이 큰 경우 이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장CP는 "기본적으로 우리 프로그램은 결혼의 지뢰밭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것"이라면서도 "예전 같으면 무조건 인내해 가정을 지키는 게 미덕이었지만 이젠 바뀐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장CP는 이제 부부관계 전문가가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결혼생활 15년째인데도 여전히 초보운전하는 심정"이란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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