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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가면 논란에 北 응원단 책임자 엄청 혼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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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응원단이 10일 강릉 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에서 ‘미남가면’을 쓰고 응원을 펼치고 있다. 이 가면은 김일성 가면이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연합뉴스]

북한 응원단이 10일 강릉 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에서 ‘미남가면’을 쓰고 응원을 펼치고 있다. 이 가면은 김일성 가면이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연합뉴스]

평창 겨울올림픽에 참여한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등 299명이 26일 낮 경의선 육로를 통해 북한으로 귀환했다.

북한 응원단의 방남은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 대회 이후 13년 만이었다. 그러나 ‘북한 미녀 응원단 팬클럽’이 생길 정도였던 과거에 비해 평창에서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특히 북한 응원단의 남성 가면 응원은 ‘김일성 가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10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첫 경기에서 김일성의 얼굴을 연상시키는 가면 응원 도구를 활용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직접 해명한 바 있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김일성의 얼굴 그림을 가면으로 쓰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지만, 정치권 등에서는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응원단 책임자는 북한 당국의 질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북한 소식통은 “당시 평양에서 ‘괜한 분란 일으켰다’고 (응원단 책임자를) 엄청나게 혼냈다고 한다”며 “남측 주민들에게 더 다가가라는 지시도 내려왔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으로 돌아가는 응원단은 ‘하나가 됨을 느꼈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 응원단원은 “하루빨리 통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함께 응원하고, 하나가 돼서 다행이고 웃고,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응원단원은 “올림픽을 통해서 우리 북과 남의 통일 열기가 더욱 고조되고 이번 계기를 통해서 공동으로 투쟁할 때만이 조국통일의 그 날이 하루빨리 앞당겨지리라 생각한다”면서 공동응원이 제일 뜻깊었다고 밝혔다. “남과 북이 언어도 핏줄도 같은 한겨레라는 것을 느꼈다”는 응원단원도 있었다.

이들은 지난 7일 방남해 인제스피디움에 머물며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북측 선수와 남북 단일팀뿐 아니라 남측 선수를 위해서도 열띤 응원을 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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