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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단 전직 단원 TV 나와 “오달수가 성폭행” … 오씨는 전면 부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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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26일 서울시극단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미투 운동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여성들의 목소리“라고 말했다. [최정동 기자]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26일 서울시극단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미투 운동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여성들의 목소리“라고 말했다. [최정동 기자]

“(연극계 미투(#MeToo) 운동은) 한국 사회에 만연했던 문제에 대한 이의 제기다. 거기에 제일 취약했던 예술계가 가장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이윤택 처음 폭로한 김수희 대표 #“미투,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것” #배우 최일화 “모든 걸 내려놓겠다”

지난 14일 연출가 이윤택씨의 성추행 사실을 처음으로 실명 폭로한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26일 미투 운동 이후 첫 공식 석상에 섰다. 김씨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 제작발표회에 참여 연출가로서 참석했다.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은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극단의 신진 예술가 발굴을 위해 2015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현재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는 미투 현상을 두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여성들의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이번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에서 그는 김경민 작가의 ‘너와 피아노’를 연출한다. 피아노 교습소를 배경으로 제자를 무시하며 폭언과 학대를 일삼는 선생의 이야기로, 현재 공연계 상황과 묘하게 겹친다. 이에 대해 김씨는 “3년 전 작품이 지금 현실과 만나고 있다는 게 당혹스럽다. 구조 속에서 선택의 문제인지, 전체 구조가 문제인지에 대해 답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계의 미투 후폭풍은 26일에도 거셌다. 세종문화회관 이사장, 서울시극단 단장 등을 지낸 연출가 김석만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 시절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신임 국립극장장 최종 후보에서 탈락했다. 이 자리는 전임 안호상 극장장이 지난해 9월 사임한 이후 공석 상태다. 문체부는 “김씨를 비롯해 최종 후보 3명 중 적임자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곧 재공모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예술계 미투 일지

문화예술계 미투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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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달수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연희단거리패 전직 단원 A씨는 26일 JTBC ‘뉴스룸’에 등장해 오씨의 성폭력 사실을 폭로했다. 이에 대해 오씨는 자신의 성추문을 전면 부인했다. 중견배우 최일화씨는 25일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내고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직, 촬영 중인 드라마와 영화·광고, 세종대 지도 교수직 등 모든 걸 내려놓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MBC는 최씨가 출연 예정이었던 새 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의 해당 배역을 교체하기로 했다. 또 줄곧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조민기씨의 소속사 웰엔터테인먼트는 26일 조씨와의 계약 해지 사실을 발표했다. 배우 조재현씨도 경성대에 사직서를 냈다.

미투 폭로 내용에 대한 진위 논란도 불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익명 고발을 당했던 곽도원씨는 자신의 성추행설을 전면 부인했다. 곽씨 측은 “글쓴이가 같이 공연하며 성추행 당했다고 주장하는 시기에 영화 ‘황해’ 촬영 중이었다”고 반박하며 “이런 터무니없는 글로 미투 운동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임선빈 극단 아미 대표와 손훈모 변호사 등 100여 명이 후원자로 참여한 단체 ‘단 하나의 기준 프로그램 제작소’는 26일 서울 동숭동 스카이씨어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중 이윤택씨를 명예훼손 및 성폭력 혐의로 고소·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영·노진호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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