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25일 오전 방한해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서울 광진구의 워커힐호텔이다. 김영철 일행이 2박3일간의 일정에서 숙소로 사용하는 곳이다. 평창 겨울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폐막 당일인 25일 오전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방한한 김영철 일행은 도착 즉시 우리 정부에서 마련한 차량에 탑승해 워커힐호텔에 오전 11시49분쯤 도착했다. 고위급 대표단 단장인 김영철과 단원인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제네시스 승용차를, 지원 인원 자격으로 온 김성혜 조평통 서기국 국장과 최강일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승합차로 이동했다.
워커힐호텔은 앞서 방한한 북한 대표단의 숙소로도 사용됐다. 지난 9~11일 평창 개막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김여정 노동당 부위원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일행의 서울 숙소도 워커힐호텔이었다. 지난달 21~22일 방한한 삼지연관현악단 현송월 단장도 이곳에서 묵었다. 정부가 워커힐호텔을 숙소로 제안했고 북측도 이를 수용했다고 한다.
워커힐호텔이 낙점받은 이유는 뭘까. 우선 경호가 용이하다는 점이 꼽힌다. 다른 특급호텔과 달리 도심 한가운데 있지 않고 아차산 자락에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경호에 유리하다. 이런 이유로 워커힐호텔은 지난 1980~90년대 남북 비밀 접촉 당시에도 북측 인사들의 숙소로 애용됐다. 시설은 5성급 특급호텔이라 고위급 대표단에 대한 예우 차원에도 무리가 없다. 서울 중구 남산 자락의 신라호텔도 비슷한 이유로 과거 북한 대표단의 숙소로 이용됐다. 지난 1994년 방한했던 연형묵 당시 북한 총리가 대표적이다.
현재 워커힐호텔 주변 경비는 삼엄하다. 경찰이 집중 배치됐고 호텔 로비 등엔 검색 장비 등이 설치됐다. 김영철 일행 도착 전후로 투숙객을 제외한 외부인은 호텔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김영철 일행은 KTX편으로 이동해 이날 오후 8시부터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폐막식에 참석한다. 이 자리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 등도 함께 자리한다.
전수진 기자, 도라산=통일부 공동취재단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