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로바이러스를 피했는데 컬링병에 걸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22일 이 같은 제목으로 평창올림픽 한국여자컬링대표팀을 집중조명했다. 평창올림픽에서 발생한 노로바이러스를 피했는데, 한국여자컬링대표팀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 조너선 청 지국장은 "올림픽이 끝나면 난 북한 관련 기사를 쓰는 원래 일로 돌아가겠지만, 그때까지는 (북한에) 유일하게 필적할 수 있는 여자컬링에 관해 쓸 것"이라며 "한국여자컬링은 잇따라 컬링 강국에 승리를 거뒀다. 올림픽 개최국의 신데렐라를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소개했다.
이 매체는 "애초 평창올림픽 이야깃거리는 북한 움직임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국컬링선수들이 관심을 선수들에게 되돌려놓았다. 이들은 올림픽을 가장 잘 대표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는 "한국의 깜짝 컬링 수퍼스타'란 제목으로 "올림픽에서 한국인들의 마음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 사로 잡혔다"며 "과소평가된 한국 여성들이 거물을 물리치고 메달을 딸 수도 있다"며 "스피드스케이팅 등 한국에 관심쏠린 종목들도 '갈릭 걸스'를 향한 국가적 열정에 필적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미국 NBC뉴스도 "한국여자컬링대표팀은 한국 내에서 큰 히트다. 선수들을 주제로한 재미있는 합성 이미지가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미(27)와 김영미의 의성여고 동창 김은정(28), 김영미의 친동생 김경애(24), 김경애의 친구인 김선영(25)은 2007년부터 경북 의성에서 취미로 컬링을 시작했다. 의성 특산물 마늘에 빗대 ‘갈릭 걸스’라 불린다.
한국 여자컬링대표팀(세계 8위)은 세계 1~5위 팀을 모두 쓸어버리면서 평창올림픽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동그란 안경을 끼고 카리스마 넘치는 스킵 김은정은 '안경 선배'라 불린다. 김은정이 경기 내내 리드의 김영미를 향해 외치는 "영미~~"는 평창올림픽 최고 유행어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한국은 10팀 중 1위(8승1패)로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23일 오후 8시5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리는 일본과 평창올림픽 4강에서 숙명이 한일전을 펼친다.
강릉=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