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순간은 늘 어렵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선수와 코치진도 이별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20일 마지막 경기 치르는 남북 단일팀, 26일까지 합동 훈련
남북 단일팀은 20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스웨덴과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7~8위 결정전을 치른다. 단일팀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가슴에 새기고 뛰는 마지막 경기다. 이제 기약없는 이별을 해야 한다.
단일팀은 19일 관동하키센터에서 한 시간 가량 공식 훈련을 했다. 훈련을 마친 뒤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세라 머리(30·캐나다) 단일팀 감독은 "정말 슬프다. 난 잘 울지 않는 편인데 북한 선수단이 돌아가게 되면 눈물이 날 것 같다"며 "북한 선수들이 돌아가면 언제 다시 볼지 모른다. 친선경기 등이 계속 진행됐으면 좋겠다. 북한 선수들을 계속 돕고 싶다"고 밝혔다.
북한 선수단 15명은 지난달 25일 단일팀에 합류했다. 남북 선수들은 함께 식사하고 수다를 떨며 가까워졌다. 라커룸에서 K-POP을 함께 듣고,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은 진정한 한 팀이 됐다. 그래서 이별이 더 아쉽기만 하다.
당장 마지막 경기를 마친 다음날 북한 선수들이 떠나는 것은 아니다.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이 돌아가는 26일까지 5일 동안 그들을 계속 지도할 계획"이라며 "단일팀은 한 가족이다. 박철호 (북한) 감독과 훈련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머리 감독과 박철호 북한 감독 등 코치진은 이날 훈련 후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머리 감독은 "다시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없을지도 몰라 (박 감독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며 "박 감독이 기억할 수 있도록 사진을 출력해서 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경기를 앞둔 머리 감독은 필승의 의지도 드러냈다. 단일팀은 지난 12일 스웨덴과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만나 0-8로 패했다. 그는 "우리는 일본을 원했지만, 스웨덴전도 좋은 기회다. 0-8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점수라는 것을 보여줄 기회"라며"지난해부터 스웨덴과 4번 만났다. 서로를 잘 알고 있다. 스웨덴전에서 복수를 하고 싶다. 한국 하키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고 했다.
강릉=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