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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초6... 윤성빈의 '금빛 질주' 키울 '번개 스타트'

중앙일보

입력

스켈레톤 윤성빈이 13일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연습 주행하고 있다. 평창=오종택 기자

스켈레톤 윤성빈이 13일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연습 주행하고 있다. 평창=오종택 기자

 결전의 날이 밝았다. '황금개'가 되겠다는 '아이언맨' 윤성빈(24·강원도청)의 힘찬 질주가 시작된다.

윤성빈은 1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1·2차 주행에 나선다. 2차례만 뛰는 월드컵과 달리 올림픽은 총 4차례 주행 합산 기록을 따져 순위를 매긴다. 앞서 지난 13일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실전 주행 훈련을 펼쳤던 윤성빈은 첫 실전을 하루 앞둔 14일엔 숙소에서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마지막 담금질을 벌였다.

올 시즌 윤성빈은 7차례 월드컵 중 5차례 우승을 차지해 세계 1위를 달렸다. 매 시즌 성장을 거듭한 윤성빈이 올 시즌 경기력을 더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던 건 강점인 스타트 능력을 더 극대화시켰기 때문이다. 올 시즌 윤성빈은 7차례 월드컵, 13차례 레이스에서 한번도 2위 바깥으로 벗어나지 않았다. 이중 7차례는 1위, 6차례 2위를 차지했다. 이론적으로는 스타트에서 0.1초를 단축하면 전체 기록에서 0.3초까지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고 할 정도인데, 윤성빈은 이를 가장 큰 강점으로 활용해 경기를 치르고 있다.

스켈레톤 윤성빈이 13일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연습 주행하고 있다. 평창=오종택 기자

스켈레톤 윤성빈이 13일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연습 주행하고 있다. 평창=오종택 기자

윤성빈은 타고난 운동 신경에 체계적인 훈련이 더해 출발부터 남다른 사나이로 바뀌었다. 스켈레톤의 스타트는 선수의 스피드뿐 아니라 탄력, 힘 등이 골고루 갖춰져야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 스켈레톤 선수로 활약하면서 윤성빈은 육상 선수 출신 코치를 통해 기본기를 다졌다.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빠른 스타트를 위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어졌다. 봅슬레이, 스켈레톤대표팀을 담당하고 있는 민석기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박사는 "윤성빈을 체력 측정해보니 근력은 뛰어나지만 신체 좌우 힘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근육 비율을 높이면서 한쪽으로 치우친 걸 바로 잡기 위한 훈련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양쪽 다 하체의 커진 힘을 앞세워 순간 스피드를 더 극대화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올 시즌 윤성빈의 스타트도 업그레이됐다. 1차 시기보다 2차 시기의 기록이 더 좋아졌다. 지난 시즌까지 1차엔 잘 탔고도 2차에 무너져 역전을 허용하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장비까지 활용했다. 근육의 피로를 빨리 회복시켜주기 위해 하체에 진동을 가하는 바이브레이션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민 박사는 "시합 상황뿐 아니라 기록 측정을 할 때도 2차 시기 기록이 안 좋은 경향이 있어서 근육 피로 회복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코칭스태프와 상의해 이 훈련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훈련 뒤 윤성빈은 올 시즌 한 대회에서 2차례 레이스를 치른 6차례 월드컵 중 3차례나 1차보다 2차에 더 좋은 스타트 기록을 냈다.

13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연습경기에서 대한민국 윤성빈이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13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연습경기에서 대한민국 윤성빈이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13일 연습 주행에서 윤성빈은 두 차례 스타트 기록이 각각 5초01, 5초06로 기록됐다. 20위와 23위에 랭크됐지만 순위와 기록은 의미가 없었다. 윤성빈은 이날 "스타트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윤성빈이 올림픽 금메달에 더 가까이 다가갈 '스타트 기록'은 어느 정도일까. 윤성빈 자신이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 보유하고 있는 경기장 스타트 최고 기록(4초61)엔 근접한 기록을 내야 원하는 결과가 가능할 전망이다. 당시 윤성빈은 '라이벌'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에 0.01초 차로 져 은메달을 땄다. 즉 이를 넘는 스타트 기록 4초60 아래를 기록하면 충분히 좋은 기록과 원하는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일단 윤성빈의 몸상태과 함께 경기장 얼음 상태는 최상이다. 윤성빈은 "얼음이 스타트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3월 월드컵보단 기록이 잘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타트는 실전 경기에서만 100% 보여준다"던 윤성빈의 힘찬 스타트는 충분히 4차례에서 가장 기대를 가질 만 하다.

평창=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윤성빈의 올 시즌 월드컵 스타트 기록 및 순위
1차 2위(4초81) 2위(4초82)
2차 1위(4초51) 2위(4초52)
3차 1위(4초52) 1위(4초50)
4차 2위(4초91)
5차 1위(4초85) 1위(4초80)
6차 2위(4초96) 1위(4초94)
7차 1위(4초76) 2위(4초76)
* 4차 월드컵은 기상 악화로 1차례만 레이스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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