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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도 길터주는' 수호랑, '모르겟소요' 총알맨, '검색어 1위' 인면조

중앙일보

입력

김연아가 행사장에서 뒤뚱뛰뚱 걸어가는 수호랑을 위해 길을 터주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김연아가 행사장에서 뒤뚱뛰뚱 걸어가는 수호랑을 위해 길을 터주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요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평창올림픽 공식 마스코트 '수호랑'의 '움짤(움직이는 짧은영상)'이 화제다.

'3등신' 수호랑 캐릭터 인형탈이 머리가 커서 문에 낀 모습, 식당에서 새치기를 시도하다가 저지당하는 모습, 홀로 씩씩하게 혼밥하는 모습이 네티들 사이에서 인기다. '피겨퀸' 김연아가 행사장에서 뒤뚱뛰뚱 걸어가는 수호랑을 위해 길을 터준 움짤도 있다.

수호랑 캐릭터 인형탈이 머리가 커서 문에 낀 모습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수호랑 캐릭터 인형탈이 머리가 커서 문에 낀 모습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은 수호랑 동상 앞에서 인증샷을 찍어 올리고 있다. 수호랑이 한쪽 팔과 다리를 들고 씩씩하게 걷는 자세를 따라한다. 북한여자선수들도 입촌식 때 수호랑을 만지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의 공식 입촌식이 열린 8일 오전 강릉선수촌에서 북한 선수단이 수호랑과 어울리고 있다. [중앙포토]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의 공식 입촌식이 열린 8일 오전 강릉선수촌에서 북한 선수단이 수호랑과 어울리고 있다. [중앙포토]

백호를 캐릭터화한 수호랑은 세계평화를 '수호'한다는 뜻에 강원도 정선아리랑의 '랑'을 합한 단어다. '올림픽 챔피언 수호랑' 유투브 영상은 37만건을 넘었고, 인스타그램에 수호랑 헤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2만건을 돌파했다.

강릉올림픽파크 '슈퍼스토어'에서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수호랑 인형이다. 온라인 스토어를 포함해 지금까지 수호랑과 반다비 굿즈는 25만개 이상이 팔렸다. '원조 국민 캐릭터' 1988 서울올림픽 호돌이를 넘어서는 모습이다.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 [중앙포토]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 [중앙포토]

평창올림픽 조직위와 대행사에서는 수호랑 인형탈을 10개 정도 제작해 활용하고 있다. 조직위 직원과 대행사 직원이 인형탈을 쓰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수호랑 인형탈을 쓴 김수인씨를 영국 선수가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 김수인씨 제공]

수호랑 인형탈을 쓴 김수인씨를 영국 선수가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 김수인씨 제공]

수호랑 인형탈을 쓰고 개회식에 남북선수단과 함께 입장했던 김수인(27·평창조직위 디지털커뮤니케이션스팀)씨는 "두꺼운 수호랑 인형탈을 1시간반동안 쓰면 땀에 흠뻑 젖는다. 하지만 사람들이 좋아해줘 하나도 힘들지 않다. 한 영국 여자선수는 날 들어올리기도했다"며 웃었다.

김씨는 "수호랑 인형탈을 쓰면 눈 사이가 멀어서 코로 밖을 봐야한다. 시야가 좁아 옆에 푸시맨이 에스코트해준다"며 "규정상 올림픽 마스코트는 성별을 구별하면 안돼 말을 하면 안된다. 그런데 아이들이 자꾸 말을 시킨다"며 웃은 뒤 "난 91년생이라서 88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는 교과서에서만 봤다. 허당끼있고 귀여운 수호랑이 더 매력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평창 알펜시아의 평창동계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 인근에 조각상 총알맨들. [평창=연합뉴스]

평창 알펜시아의 평창동계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 인근에 조각상 총알맨들. [평창=연합뉴스]

비공식 마스코트 총알맨(BulletMen)과 인면조(人面鳥)도 인기다. 총알맨은 평창 메인프레스센터(MPC) 근처에 위치했다. 우람한 남자 세명이 벌거벗은 몸에 총알모양의 투구로 얼굴을 가린채 서있는 조각상이다. 2013년 설치됐지만 큰 관심을 받은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 일본인이 자원봉사자에게 작품명을 물었는데, 자원봉사자가 "모르겠어요"라고 답했다. 일본인이 SNS에 일본식 발음대로 '모루겟소요(モルゲッソヨ) 동상'이라고 올렸고, 일본에서는 '모루겟소요 동상'이라 불리며 신문에 실릴 정도로 화제다. 제작자 김지현 작가는 욕망의 껍데기 안에는 나약한 인간의 본성이 존재한다는 중의적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등장한 사람의 얼굴을 한 새 '인면조'. [평창=연합뉴스]

지난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등장한 사람의 얼굴을 한 새 '인면조'. [평창=연합뉴스]

개회식 때 등장한 얼굴은 사람이고 몸은 새인 '인면조'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인면조는 고구려 고분 벽화에 그려진 상상속의 새다. 송승환 개폐회식 총감독은 "평화를 다 같이 즐기는 한국의 고대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이 인면조와 닮았다며 올린 연기자 이광수와 격투기 선수 김동현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네티즌들이 인면조와 닮았다며 올린 연기자 이광수와 격투기 선수 김동현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네티즌이 패러디한 인면조와 총알맨.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네티즌이 패러디한 인면조와 총알맨.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평창문화올림픽은 '북한 이슈' 때문에 주춤했는데, 수호랑, 총알맨, 인면조가 '신 스틸러'로서 대회 흥행에 기여하고 있다.

강릉=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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