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장, 민주 안 나오자 바로 투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진통이 예상되던 3일 국회의 행자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는 정회시간을 포함해 채 두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이는 전적으로 박관용(朴寬用)국회의장의 단호한 회의 진행 때문이었다.

이날 朴의장의 태도는 전임 의장들과 달랐다. 그는 점심 식사 후 국회에 도착, 민주당과 한나라당 의원 수십명이 의장실에 몰려와 있다는 보고를 받고는 비서실장을 보냈다. "나를 의장실 밖으로 못 나오도록 구속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응답이 없자 그는 본회의장으로 직행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막아서자 朴의장은 일단 본회의장 내 국무위원석에 앉았다. "이런 식으로 막으면 밤을 새워서라도 하겠다"며 "언제까지 이럴 거냐"고 호통쳤다.

당혹한 민주당 의원들의 저지가 약해지자 의장석에 올라가 개회를 선포하고는 "오후 3시까지 시한을 줄 테니 총무 회담을 하라"고 여야에 촉구한 뒤 정회를 선포했다.

朴의장은 자신이 약속한 시간이 되자 의총을 하고 있던 민주당에 회의 참석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응하지 않자 그는 안건 처리를 위한 투표 시작을 선언했다.

강갑생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