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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으로 새긴 색, 빛이 되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70호 20면

‘Half of It’(2017), 에폭시 레진에 아크릴릭, 나무 프레임, 162x176x6cm

‘Half of It’(2017), 에폭시 레진에 아크릴릭, 나무 프레임, 162x176x6cm

‘Who Likes Blue’(2017), 에폭시 레진에 아크릴릭, 알루미늄 프레임, 30x130x11cm

‘Who Likes Blue’(2017), 에폭시 레진에 아크릴릭, 알루미늄 프레임, 30x130x11cm

‘Half of It’(2017), 에폭시 레진에 아크릴릭, 나무 프레임, 70.5x152x6cm

‘Half of It’(2017), 에폭시 레진에 아크릴릭, 나무 프레임, 70.5x152x6cm

“평면 안에 공간을 넣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관객이 그 깊이감을 느껴보기 위해 작품 앞으로 한 발짝 다가오게 하고 싶습니다.”

김현식: 빛이 메아리치다 #2월 7일~3월 4일 학고재갤러리 #문의 02-720-1524

작가 김현식(53)의 말은 작품을 실제로 봐야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다. 얼핏 보면 조금씩 다른 색종이를 촘촘하게 쌓은 듯하다. 하지만 기실은 나무 프레임 위에 투명한 에폭시 레진을 바르고 송곳으로 가느다랗게 파내 선을 만든 뒤 그 위에 색을 칠한 것이다. 작가는 다시 레진을 바르고 같은 작업을 예닐곱 번 반복한다. 그래서 레진의 두께가 1.5cm 쯤 이를 때, 겹겹이 파내 겹쳐진 색들은 미묘한 차이 속에 무한한 깊이감을 드러낸다. 작품 앞에 바짝 다가가 투명한 레진을 응시하면 작가의 지난한 노동이 느껴진다. 미술평론가 홍가이는 “무수한 선들이 빛을 품고 있다. 그것은 침묵과 내면의 빛”이라고 그의 작품세계를 요약한다. ‘Who Likes Colors?’ ‘Percy the Color’ 연작 총 46점을 볼 수 있다.

글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사진 학고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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