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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쇼트트랙, 판커신 경계? 크리스티도 있다

중앙일보

입력

"2등으로 달리고 있다면, 페널티를 얻을지라도 공격적으로 나가겠다."

엘리스 크리스트(왼쪽)와 최민정(가운데) [AP=연합뉴스]

엘리스 크리스트(왼쪽)와 최민정(가운데) [AP=연합뉴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을 위협하는 엘리스 크리스티(영국)가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경기를 앞두고 선전포고를 했다. 9일 올림픽정보서비스(OIS)에 올라온 내용에 따르면 크리스티 "2등은 싫다. 만약 레이스에서 2등으로 달리고 있다면, 페널티를 얻을지라도 공격적으로 나가겠다. 왜냐하면 나는 정말 2위 자리에 있는 것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했다.

영국 쇼트트랙 에이스 크리스티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1000m와 1500m에서 1위를 차지했다. 500m에선 4위를 기록했지만, 단거리에서도 강한 편이다. 2016~17시즌 월드컵 랭킹이 2위였다.

그러나 크리스티는 올림픽 메달과는 인연이 멀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500m 11위, 1000m 19위, 1500m 20위로 10위 밖에 머물렀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도 500m 8위, 1000m 7위 등으로 부진했다.

특히 500m에선 공격적인 레이스로 한국 대표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당시 크리스티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박승희를 넘어뜨려 한국 팬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2위르 달리던 크리스티는 안쪽으로 무리하고 파고들다가 다른 선수와 엉켜 넘어졌고, 그 바람에 박승희까지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박승희는 포기하지 않고 달려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크리스티는 2위를 기록했지만, 무리한 파고들기로 인해 실격 처리됐다. 그러면서 박승희는 3위로 올라서 동메달을 땄다. 크리스티는 박승희와는 화해했다. 평창올림픽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로 참가한 박승희는 "선수촌에서 크리스티와 만나 안부를 묻고 사진을 찍었다. 착한 친구다"라고 했다.

그러나 크리스티는 빙판 위에서 무서운 라이벌이다. 이번에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 있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들에겐 또 '나쁜 손'이 될 수 있다. 크리스티는 제일 먼저 만나는 한국 선수는 주장 심석희다. 심석희는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여자 500m 예선에서 크리스티와 함께 4조에 배정됐다.

소치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을 참가하고 있는 심석희는 '나쁜 손' 경험이 있다. 지난해 2월 삿포로 아시안게임 여자 500m 결승에서 판커신이 심석희의 오른 무릎을 붙잡았다. 이후 한국 선수들은 판커신을 경계 대상 후보 1위로 꼽았다. 그런데 크리스티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강릉=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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