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석, LG 4강行 '지렛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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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해 삼성과 한국시리즈 챔피언을 다퉜던 LG였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딴판이다. 4위 SK의 발목을 잡지 못하면 한달 앞으로 다가온 플레이오프는 '남의 집 잔치'가 될 형편이다. 2일까지 5게임차인 SK를 따라잡기 위해선 '막판 질주'가 절실한 처지다.

때마침 '해결사'가 등장했다. 바로 투수 장문석(29.사진)이다. 장문석은 2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볼넷 없이 9안타.3삼진.1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는 단순한 '1승이 아니라 팀 분위기를 확 바꾸는 전환점이 될 만했다.

경기 직전까지 LG는 '두산 콤플렉스'에 시달렸다. 올 시즌 두산과의 상대 전적은 5승11패로 절대 열세였다. 최근에는 5연패로 허덕였다. 그렇게 껄끄럽던 두산을 장문석이 꺾었고, 플레이오프 진출의 '불씨'를 조심스레 되살렸다.

장문석은 이전에도 고비마다 돋보인 활약을 펼쳤다. 지난달 삼성과 '집단 몸싸움'때도 다음날인 10일 선발 등판해 팀의 3연패를 끊으며 보란 듯이 승리를 낚았다.

또 LG가 6연패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지난달 21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패배에 젖어가는 팀 분위기를 돌려놓았다.

장문석은 팀의 '제2선발'이지만 '제1선발' 이승호가 9승 뒤 4연패로 멈춰서 있어 사실상 1선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28일 구멍난 선발 로테이션을 메우기 위해 세트업맨에서 돌아선 장문석은 올 시즌 8승5패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에이스 이승호보다 먼저 10승 고지에 올라설 가능성도 크다.

LG로선 고마울 따름이다. 외국인 투수를 뺀 국내 선발 투수 중 시즌 10승을 거둔 LG 선수는 드물다. 1999년 손혁(현 두산)이 10승을 올린 후 아무도 없다. 장문석은 "팀내 선발투수 중 내가 가장 나이가 많다"며 "마운드에 섰을 때 더욱 당당한 선배가 되고 싶다"며 분전을 다짐했다.

LG는 오는 6, 7일 SK와 2연전을 치른다. 4위 도약을 향한 중요한 경기다. SK전 7연승을 달리고 있는 장문석은 7일 등판한다. 다시 SK의 발목을 잡을지 주목된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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