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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 "보수는 종북몰이, 진보는 적폐몰이"

중앙일보

입력

바른정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5일 “국민의당과 정치공학적 통합이 아니라 가치의 통합을 이루고, 미래를 위한 통합과 개혁의 정치를 시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오신환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제 저희 개혁 보수의 길이 제3의 길과 만나 우리 정치에 제3의 힘을 형성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연설의 상당 부분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한 미래당의 비전을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오 원내대표는 “경제에 있어서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개혁의 길을 추구하고, 안보에 있어서 굳건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평화통일의 가치를 담는 제3정당을 건설하겠다”며 “경제는 민생 중심의 원칙을 굳건히 사수하되 안보는 민족 이데올로기에 휘둘리지 않는 제3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기존 양당에 대해서도 거세게 비판했다. 오 원내대표는 “양극단에 치우친 두 개의 거대 정당이 서로 자신만이 유일한 진리임을 주장하며 상대방에 대한 혐오를 선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업화 세력은 민주화 세력을 친북이라 의심하고, 민주화 세력은 산업화 세력을 독재의 후손이라 여긴다”며 “보수가 정권을 잡으면 종북몰이 시대가 오고, 진보가 정권을 잡으면 적폐몰이 시대가 온다. 하나의 정치 보복이 또 다른 보복 정치에 자리를 물려준다”고 덧붙였다.

안보 분야에 대해서는 “저고도, 중고도, 고고도 다층방어체계를 갖추고 한반도에서의 핵 정책을 함께 조율할 수 있도록 한미 간 ‘핵 공유협정’을 체결하여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지난 2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미국과의 핵 공유협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북한의 대화 제의 등에 대해서 “한미동맹을 흔들고 제재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민족주의적 환상과 순진성에 빠져, 올림픽 전야의 열병식 개최와 같은 북한의 도발에 한마디 항의도 못 한 채 평창올림픽 참여가 좌절되기라도 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평창 이후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의 중지를 요구하고 우리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이미 연기한 한미연합훈련을 다시 연기하고 회담의 격을 높이려 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경악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 원내대표는 개헌에 대해서는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구조를 바꾸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다 확대하며, 명실상부한 지방분권시대를 여는 헌법 개정에 나서겠다”며 “다당제 친화적인 선거제도를 만들어 거대 정당의 독식 폐해를 막고 민심의 변화에 민감한 역동적 정치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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