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수의 노후준비 5년 설계] 노후에도 주식투자로 자산 오래 살게 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서명수

서명수

인구의 고령화와 저금리로 노후자금을 모으는 것 못지 않게 모은 돈을 얼마나 오래 쓰느냐도 관건이 되고 있다. 만약 노후자산이 나보다 먼저 죽는다면, 나머지 생은 빈곤에 허덕이며 살아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노후 자금이 적어도 나보다 오래 살게 하는 인출 작전은 그래서 중요하다.

인출 전략은 연령, 인출 기간, 운용수익률, 물가 상승률, 은퇴 자금, 생활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인출률을 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들 변수를 고려하면 은퇴 자금이 언제쯤 고갈될 것인지 답을 구할 수 있다. 올해 62세인 A씨가 퇴직금 2억원을 연 2.5%의 수익률로 운용한다고 할 때, 고갈 시점을 예측해보자. 보통 노후 생활비는 은퇴 전 생활비의 70%가 소요된다. A씨는 은퇴 전 생활비로 300만원을 썼으므로 노후 생활비는 210만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국민연금이 매달 100만원씩 나온다. 기본적인 생활비는 국민연금으로 마련하고 부족한 110만원은 퇴직금에서 빼다 쓴다고 하자. 연간으로 보면 인출률은 6.6%(110만X12÷2억) 정도다. 생활비와 국민연금 수령액은 매년 물가 상승률만큼 늘어나고 생활비로 쓰고 남은 노후 자금은 연 2.5%의 수익률로 재투자되는 것으로 가정한다. 이 경우 A씨의 노후 자금은 11년 만에 몽땅 사라진다. 72세부터는 국민연금만 가지고 생계를 꾸려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때 자금 고갈을 막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생활비를 줄이든가, 운용수익률을 높이든가, 아니면 인출률을 낮추든가 해서 인출 금액을 조절하는 것이다. 자산설계 전문가들은 노후 자금의 적정 인출률을 연 4% 내외로 본다. 이 비율을 웃돌면 자금의 조기 고갈 가능성이 커지고 밑돌면 그 반대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를 무턱대고 따를 수는 없다. 시장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퇴직 시점에 시장이 내리막길인데도 4% 룰을 적용하면 노후 자금이 일찍 바닥을 드러낼 수 있다. 결국 운용수익률을 높이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 노후에도 주식투자를 해 자산이 오래 살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