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천장이 덮치는 기분”…‘극단적 선택’ 서울시 공무원 메시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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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출근할 거를 생각하면 천장이 나를 덮치는 기분이다.”

1일 조씨의 빈소를 방문해 조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 [JTBC 캡처]

1일 조씨의 빈소를 방문해 조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 [JTBC 캡처]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 서울시 공무원이 평소 업무 관련 스트레스를 받았던 정황이 발견됐다. 우울증과 개인적인 사정 때문인 것 같다는 서울시와 경찰의 설명과는 다른 부분이다.

서울시 7급 공무원 조 모(35·여)씨는 휴대전화에 이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일기 형식으로 여러 개 남겼다. 유족은 이중 일부를 2일 JTBC에 공개했다.

[JT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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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공직생활을 시작한 조씨는 대외협력 업무를 맡다 1년 전 상수도사업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유족은 조씨가 전입 후 맡게 된 영문 관련 업무에 상당히 괴로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조씨는 “기업교류 영어로 진행하는 거요”라는 메시지를 수십 차례 자신에게 보내기도 했다.

[JTBC 캡처]

[JTBC 캡처]

동료와 갈등을 빚었던 정황도 담긴 메시지도 있었다. “입에 담기도 싫은 사람과 연관된 일”, “회사 사람들 가면서까지 보고 싶지 않다” 등의 내용이다. “회사 비용처리 독박에 대한 불만”이라는 내용도 발견됐다.

유족은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가 가장 컸던 것 같다. 이러려고 그렇게 힘들게 공무원이 됐는지…”라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2012년 이후 서울시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는 이번이 8번째다. 지난해 9월에도 예산과 소속 7급 공무원이 ‘업무 과중’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서울시는 시 차원에서 대대적인 조직 개선에 나선 바 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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