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요양시설 10곳 중 6곳은 고층에 위치…불나도 긴급대피 어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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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노인밀집 시설의 화재 위험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는 가운데 상당수 노인요양시설이 화재 등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수도권 노인요양시설 실태조사 #20곳 가운데 13곳은 고층건물 일부에 요양시설 설치 #일부 시설엔 비상구 없거나 있어도 무용지물 #

한국소비자원이 수도권에 있는 노인요양시설 20곳에 대한 안전실태를 점검한 결과 13곳(65%)은 고층건물 일부 층에 요양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4곳은 층이 연속되지 않은 곳에 나눠져 있었고 2곳은 다른 시설과 같은 층에서 건물을 사용하고 있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수도권 노인요양시설 20곳에 가운데 13곳(65%)은 고층건물 일부 층에 요양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수도권 노인요양시설 20곳에 가운데 13곳(65%)은 고층건물 일부 층에 요양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저층의 단독건물을 사용하는 노인요양시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고층건물 일부를 매입 또는 임대해 운영하는 시설이 늘고 있다. 같은 건물에서 다른 시설과 출입문이나 엘리베이터를 공동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단독 건물에 있는 요양시설에 비해 재난상황 대처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이번 조사에서 단독 건물에 요양시설이 있는 경우는 7곳에 불과했다.

수도권의 한 노인요양시설 비상구. 환자복 등 각종 물건으로 입구가 막혀 있어 화재 등 재난 발생시 신속한 대피가 어려울 수 있다 [사진 한국소비자원]

수도권의 한 노인요양시설 비상구. 환자복 등 각종 물건으로 입구가 막혀 있어 화재 등 재난 발생시 신속한 대피가 어려울 수 있다 [사진 한국소비자원]

일부 요양시설에선 안전과 관련된 시설 기준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조사한 20곳 가운데 2곳(10%)은 재난상황에서 자동개폐 출입문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시설 안에 갇힐 우려가 있었다. 또 다른 2곳엔 비상구가 아예 없었고 적치물이 쌓여있어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피가 어려운 곳도 있었다. 침실에 보행을 돕는 손잡이시설이 설치된 곳도 1곳에 불과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층건물 일부 층에 노인요양시설 설치를 제한하는 기준 마련과 관리ㆍ감독 강화를 관계 부처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강나현 기자 kang.nahyun@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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