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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법조인협회 “서지현 검사 사건, 누가 은폐했는지 공개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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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검사. [중앙포토]

서지현 검사. [중앙포토]

대한법조인협회가 최근 서지현 검사(사법연수원 33기)의 성추행 폭로와 관련 “형사처벌과 무관하게 검찰은 사건의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협회는 30일 성명을 통해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서 검사는 지난 2010년 모 장례식장에서 당시 법무부 간부였던 안모 검사가 자신의 옆자리에 앉아 허리를 감싸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등의 추행을 상당 시간 지속했음을 밝혔다”며 “자신과 같은 입장에 놓인 성폭력 피해자들이 2차, 3차적인 불이익이 두려워 피해 사실을 숨기거나 스스로 잘못이 있다고 자책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피해 사실 앞에서 당당해질 것으로 당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선 우리는 서 검사의 용기에 경의를 보내고 그동안 고통에 시달려야 했던 서 검사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면서 “서 검사의 이번 ‘미투’ 선언은 성폭력에 고통받는 많은 여성에게 희망과 용기를 줌과 동시에 우리 사회에 만연한 상명하복의 폐쇄된 조직문화에 경종을 울리는 일대 사건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협회는 검찰 내부에서 해당 사건을 덮으려는 조직적인 시도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일반 국민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면 당연히 일벌백계했을 검찰이 내부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는 당사자 간의 해프닝 정도로 인식하고 무마하려고 한 정황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태는 사회 정의에 반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의 공권력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강제추행 행위 자체에 대한 형사적인 처벌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면서도 “형사적인 문제와 무관하게 검찰은 이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가 서 검사의 호소에 눈감았는지, 누가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는지 만천하에 공개해야 할 것”이라면서 “검찰 개혁의 목소리가 높은 현시점에서 검찰은 외부 입김이 아닌 스스로 자정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마지막 기회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법조인협회는 “우리는 그동안 여성 인권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앞으로 서 검사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대한민국에 사는 어떠한 여성이라도 이와 유사한 피해를 보는 경우 피해자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도울 것을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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