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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故준희양 생전 모습 공개…“좋은부모 만났더라면”

중앙일보

입력

고준희양 생전 모습 [사진 전주지검 ]

고준희양 생전 모습 [사진 전주지검 ]

검찰이 숨진 고준희(5)양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준희에 사시와 자폐증 증상이 있었다”고 주장한 친아버지의 진술을 반박하기 위함이었다. 실제 공개된 사진 속 준희양의 모습은 또래 친구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아이였다.

25일 전주지검은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친부 고모(36)씨와고씨의 동거녀 이모(35)씨, 이씨의 모친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피고인들은 준희양이 자폐와 사시 증상이 있다고 진술했지만, 선천성 질환을 제외하면 평범한 다섯 살배기 소녀였다”고 밝혔다.

고준희양 생전 모습 [사진 전주지검 ]

고준희양 생전 모습 [사진 전주지검 ]

검찰이 밝힌 선천성 질환은 ‘갑상선 기능저하증’이었다. 갑상선은 목의 앞부분에 위치하는 내분비 기관을 지칭한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갑상선에 호르몬이 잘 생성되지 않아 체내 갑상선 호르몬 농도가 저하되거나 결핍된 상태를 말한다.

준희양의 경우 선천적으로 출생시부터갑상선 자체가 생성되지 않아 질환에 걸렸다. 선천적 질환은 5000명 중 1명 정도의 유병률이 있고, 유전성과 가족력이 강하다.

수사 결과를 브리핑한 김한수 전주지검 차장검사는 “준희양이 선천적으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앓아 또래보다 조금 발달이 늦었을 뿐, 또래 아이들과 다를 바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준희양이 치료만 제대로 받았더라면 건강하게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준희양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은 압수된 고씨의 태블릿PC에 저장된 것이었다.

고준희양 생전 모습 [사진 전주지검 ]

고준희양 생전 모습 [사진 전주지검 ]

사진에는 준희양이 집에서 간식을 먹으며 책을 보는 모습과, 동거녀 아들과 노는 모습 등이 담겼다.

또래 아이들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준희양은 친어머니가 키울 때 2년간 30여 차례에 걸쳐 병원 진료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25일 고씨와 이씨가 키운 후부터 갑상선 치료를 받은 기록이 전무하다. 사실상 방치된 셈이다.

사인에 영향을 준 것은 지난해 4월 고씨의 폭행이다. 검찰은 당시 고씨가 준희양의 오른발목을 강하게 여러 차례 밟아 종아리와 허벅지까지 검게 부어오르게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준희양은 입과 목, 가슴 등 전신에 물집이 생겼고, 4월 20일부터는 대부분 누워지낼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그럼에도 병원 치료는 없었다. 고씨와이씨의 방치로 준희양은 지난해 4월 26일 오전 숨을 거뒀다.

의료 전문가들은 수포 원인으로 갑상선기능저하증 치료 중단과 면역력 결핍에 따른 2차 감염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검사는 “선천성 갑상선기능장애를 방치하면 성장 발육이 느려지고, 두뇌 기능 저하, 면역력 저하에 따른 감염, 통증에 대한 둔감 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치료만 제대로 받았더라면 건강히 생활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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