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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이보영씨, 우버 기업문화 혁신 중책 맡는다

중앙일보

입력

세계 최대의 차량호출업체인 우버가 그동안 문제시됐던 사내 문화 혁신작업을 한국계 이보영 씨에게 맡긴다.

우버의 최고 다양성ㆍ포용 책임자(Chief Diversity and Inclusion Officer)에 선임된 이보영씨. [사진 링크드인]

우버의 최고 다양성ㆍ포용 책임자(Chief Diversity and Inclusion Officer)에 선임된 이보영씨. [사진 링크드인]

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리코드는 23일(현지시간) 우버의 첫 최고 다양성ㆍ포용 책임자(Chief Diversity and Inclusion Officer)에 이씨가 선임됐다고 보도했다.

최고 다양성ㆍ포용 책임자에 선임 #현재는 기업보험사 마시에서 재직 #"전직원 소속감 느끼게하는 전문가"

이씨는 지난해 성추문 논란으로 최대 위기에 직면한 우버의 기업문화를 뜯어고치는 역할을 맡게된다. 현재 글로벌 기업보험사인 마시의 글로벌 다양성ㆍ포용 책임자인 이씨는 오는 3월부터 우버로 출근하게 된다고 리코드가 전했다.

이씨는 미시건대와 뉴욕대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한 뒤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 재보험 중개 및 금융자문사 에이오앤 등을 거쳐 지난 2013년부터 마시에서 글로벌 다양성ㆍ포용 책임자로 근무해왔다.

이 씨는 IT 매체 테크크런치와 서면 인터뷰에서 우버의 영입 제의를 수락한 것은 변화를 갈망하는 회사의 진정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가 조직문화 변화를 진지하게 재정립하기를 원한다고 느꼈다”면서 “그동안 쌓은 경험을 우버 직원들을 위해 활용할 수 있게 돼 기쁘다.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버의 리앤 혼지 최고인사책임자(CPO)는 “모든 구성원들이 유대감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며 “이 씨는 전 직원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정평이 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씨의 CDIO 자리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해 초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우버내 성추행 문제에서 비롯됐다. 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을 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만든 시발점이었다. 우버는 지난해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을 고용해 우버의 사내문화를 구석구석 점검토록 했다.

그 결과 홀더는 우버 이사회에 “현 글로벌 다양성 팀장을 최고 다양성ㆍ포용 책임자로 승격시켜 최고경영자(CEO) 또는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 직보하는 체계를 만들라”고 권고했다.

우버는 이후 수 개월간 현 다양성 팀장인 버나드 콜먼을 승진시킬지, 외부 인사를 영입할지를 놓고 고민하다 이번에 이 씨를 영입하기로 한 것이다. 내부 인사로는 과감한 조직문화 혁신을 끌어내기가 쉽지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이씨 영입은 다라 코스로샤히 CEO 체제가 들어선 뒤 토니 웨스트 최고법무책임자(CLO), 바니 하퍼드 COO에 이은 세 번째 고위급 임원 선임이다.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최고경영자(CEO). [로이터통신]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최고경영자(CEO). [로이터통신]

우버 대변인은 “이씨가 코스로샤히 CEO나 하퍼드 COO에게 직접 보고하지 않고 당분간은 혼지 CPO에게 보고하게 된다”며 “회사는 이 씨가 CEO에게 곧바로 보고할 지 여부를 향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우버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소프트뱅크는 이번 기업문화 혁신을 두고 코스로샤히 CEO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큰 것으로 전해진다. 우버의 고질적인 마초 중심의 기업 문화를 뜯어고치지 않고서는 이미지 개선에 실패, 내년 예정된 기업공개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만큼 이씨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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