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정현 인터뷰한 장내 아나운서…알고보니 테니스 전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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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호주오픈 16강 경기 직후 정현(왼쪽)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짐 쿠리어. 그는 호주오픈을 2번이나 재패한 테니스의 전설 중 하나다.[멜버른 AP=연합뉴스]

22일 호주오픈 16강 경기 직후 정현(왼쪽)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짐 쿠리어. 그는 호주오픈을 2번이나 재패한 테니스의 전설 중 하나다.[멜버른 AP=연합뉴스]

정현(22·한국체대·세계 58위)은 24일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단식 8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27·미국·97위)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꺾고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했다.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쓴 정현은 경기 후 장내 인터뷰에서도 유창한 영어 실력과 함께 숨어 있던 끼와 재치를 발휘했다. 22일 열린 호주오픈 16강전에서 거함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꺾은 직후 진행된 생방송 영어 인터뷰와, 24일 8강 인터뷰가 모두 그랬다.

생중계된 장내 인터뷰에선 정현 뿐 아니라 그에게 질문하던 아나운서도 화면에 잡혔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정현에게 한국어로 팬들에게 인사해달라는 요청도 했다. 테니스의 오랜 팬이라면 그가 누군지 알 수 있었지만, 한국 언론에선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

지난 19일 호주오픈 경기를 관람중인 미국 영화배우 윌 스미스(왼쪽)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짐 쿠리어.[EPA=연합뉴스]

지난 19일 호주오픈 경기를 관람중인 미국 영화배우 윌 스미스(왼쪽)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짐 쿠리어.[EPA=연합뉴스]

그는 바로 전 세계랭킹 1위 테니스 선수 짐 쿠리어(48·미국)였다. 1988년 프로 테니스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메이저 대회 우승을 4번이나 차지한 세계 테니스의 전설 중 하나다.

특히 호주오픈의 경우 정현에게 대선배이기도 하다. 쿠리어는 91∼92년 프랑스오픈을 제패하고, 호주오픈을 92∼93년 2회 연속 우승했다. 92년에는 프랑스오픈과 호주오픈을 모두 우승한 것이다. 이로 인해 그해 세계랭킹 1위에 올라 58주간 자리를 유지했다.

24일 호주오픈 8강 전 직후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정현(왼쪽)과 짐 쿠리어.[AP=연합뉴스]

24일 호주오픈 8강 전 직후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정현(왼쪽)과 짐 쿠리어.[AP=연합뉴스]

2000년 은퇴할 때까지 13년간 통산 23개의 단식 우승 타이틀을 획득했고, 국가 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도 미국 대표로 7차례나 출전, 92년과 95년에는 우승을 하기도 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 받아 2005년 1월엔 세계 테니스 명예의전당에 올랐다.

은퇴 후 쿠리어는 테니스 해설위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했으며 '쿠리어 키즈'라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 청소년들의 방과후 테니스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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