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신생아 울음소리 가장 작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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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성모병원=최승식 기자

강남성모병원=최승식 기자

통계청이 월간 출생아 수를 집계한 건 2000년 1월부터였다. 그달의 출생아 수는 6만1229명. 적어도 ‘인구 국력’을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때였다.

출생아수 2만7000명으로 역대 최저치 #2016년12월의 기존 기록 하향 갱신 #연간 출생아수 잘 해야 36만명 턱걸이할 듯 #사상 첫 40만명 붕괴 초읽기

하지만 이후 출생아 수는 점점 줄어들더니 최근 들어서는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그리고 지난해 11월에는 출생아 수가 2만7000명까지 떨어졌다. 통계청이 출생아 수 집계를 시작한 이후 월간 기준으로는 가장 적은 숫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보다 11.2% 감소한 수치다. 기존 역대 최저치였던 2016년 12월의 2만7390명 기록을 깨뜨렸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그동안 그 어떤 달의 출생아 수도 지난해 11월보다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출생아수 추이

출생아수 추이

지난해 1~11월의 누적 출생아 수도 33만3000명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37만8900명)보다 4만6000명 가까이 적은 수치다. 이미 연간 기준 역대 최저치는 사실상 확정된 상태일 뿐 아니라 잘해야 36만명을 간신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초의 연간 출생아 수 40만명 붕괴라는 불명예도 이미 예약돼 있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했던 2000년의 연간 출생아 수 63만4501명과 비교하면 30만명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다.

역대 정부는 지금까지 저출산 대책에 200조원을 투입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연말 “지금이 저출산 해결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올해부터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고 이대로 가면 2031년부터 총인구가 감소한다”며 “지금까지의 저출산 대책들은 실패했고, 충분하지 못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출산 장려정책에 머문 기존의 저출산 대책에서 벗어나 달라. 자신의 삶과 가치를 지켜나가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 근본적인 저출산·고령화 사회 대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올해 1분기에 저출산 대응 로드맵을 발표하고, 3분기까지 기존 저출산ㆍ고령사회 기본계획도 재구성할 계획이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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