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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측근 김두우 "문재인 측근들이 MB에게 갚아준다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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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우 전 이명박 정부 홍보수석이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출간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앙포토]

김두우 전 이명박 정부 홍보수석이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출간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18일 "이 사람들이 모이면 하는 얘기가 있다. 'MB 두고 봐라. 그냥 안 간다. 반드시 갚아줄 거다' 이런 얘기를 한다"며 이 전 대통령이 표적 수사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람들'에 관해서는
세간에서 말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멤버 5인, 7인 중 한 명도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전 대통령이) 표적 수사라는 말씀을 어제도 강조했다. 이 검찰 수사가 처음부터 그렇게 표적이 돼 있다는 게 저희의 판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자신의 측근들을 조사·구속하는데 대해 17일 "저와 함께 일했던 이명박 정부 청와대와 공직자들에 대한 최근 검찰수사는 처음부터 나를 목표로 하는 것이 분명하다"는 입장을 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검찰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의혹 수사 등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검찰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의혹 수사 등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 전 수석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의 목표에 대해 "두 가지가 있다. 정치적인 목표는 보수 와해, 그리고 그분들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문제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한풀이 내지는 복수 이런 부분이 가슴 속에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확보한 진술이 구체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1급 비서관이 국정원장에게 직접 돈을 달라고 했다는 것은, 공직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소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그러면서 "더군다나 당시 김성호 국정원장은 취임한 게 3월 말이다. 5월 초에 불과 30~40일 사이에 그런 요청을 받고 돈을 전달했다는 얘긴데 그거 감히 못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만 원짜리로 2억이면 (중략) 몇십 킬로 정도가 된다. 그걸 청와대 옆 주차장에서 전달했다(는 말은). 경찰이 계속 순찰하는데 이게 무슨 양아치 집단도 아니고 가능한 얘기냐"며 부인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2억원을 전달했다는 김주성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의 자백과 이 전 대통령과 독대해 "특수활동비를 이렇게 쓰면 곤란하다"는 김 전 기획관의 진술을 확보했다.

김 전 수석은 자백한 김주성 기조실장과 검찰 간의 모종의 딜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김씨가 그런 진술을 했다고 하는데 그럼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지 않나 싶다"며 "그 사람이 출국 금지된 지 몇 개월 됐다. 그런데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얘기가 일절 안 나왔다. 검찰과 김주성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짐작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실장과 이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 관해서도 "설령 대통령을 만났다 하더라도 배석자 없이 독대를 못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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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불필요하게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김 전 수석은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것들을 보면 처음부터 진행됐던 4대강, 댓글 사건, UAE도 한번 건드려봤다가 국정원 특활비가 나타나고 다스로 이어졌다. 그러니까 이것도 해 보고 저것도 해 보고 온갖 걸 다 건드려보고 하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를 두고 "먼저 조사 대상자 된 사람을 아주 지저분하고 치사한 사람으로 언론에 흘린다. 그러니까 도덕성을 완전히 망가뜨린다. 다음 수사를 하고 이렇게 몰아가는 것"이라며 "검찰의 특수수사 기법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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