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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은 돈 내면 통과”…연극영화과 학생이 말한 현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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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을 치르지 않고 경희대 박사과정에 입학한 의혹을 받는 정용화(왼쪽)와 뮤지컬 연습 장면(해당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중앙포토]

면접을 치르지 않고 경희대 박사과정에 입학한 의혹을 받는 정용화(왼쪽)와 뮤지컬 연습 장면(해당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중앙포토]

아이돌밴드 씨엔블루의 정용화와 가수 조규만이 면접시험을 치르지 않고 경희대 박사과정에 입학한 의혹을 받는 가운데 연예인 학우들과 함께 대학을 다닌 학생이 연예인 특혜 실태를 폭로했다.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한 대학교의 연극영화과에서 연기 전공을 한 학생이 출연해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친구들은 10%도 수업 참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0번 수업에 한 번꼴, 학기 중 2~3번만 수업에 참여한다고 제보자는 전했다.

이에 따른 학점은 교수의 방침에 따라 달라진다.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학점을 줄 수 없다’고 엄격하게 못 박는 교수도 있지만, 특별한 행사나 일정 수업에만 참여해도 학점을 주는 교수도 있다고 한다.

제보자는 심지어 “한 학기에 한 편씩 연극을 제작해야 하는데 제작비를 더 내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나오는 제작지원금이 있지만, 제작비가 많으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근처 가게를 돌며 제작비 후원을 받아야 하는데 연예인 활동하는 학생들에게는 ‘수업 못 나오는 대신 제작비를 더 내면 인정해주겠다’고 한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특혜를 받는 연예인 학생들을 보며 함께 다니는 학생들도 이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제보자는 “정상적으로 열심히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당연히 기분이 나빠야 하지만 ‘연예인의 유명세를 이용해 우리 학교, 학과도 유명해지면 좋지’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대학 측에서 제작비까지 요구하는지 몰랐다”며 “대학이 장사를 하고 있다. 대학이 바로 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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