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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도양 연안국에 잠수함 저가 수출 강공…싸게 팔고 군사 협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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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태국 방콩에서 열린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태국 해군 장교들이 중국 위안급 잠수함 모형을 보고 있다. 태국은 위안군 잠수함 1척을 도입하기로 했다. [방콕 EPA=연합뉴스]

지난해 11월 태국 방콩에서 열린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태국 해군 장교들이 중국 위안급 잠수함 모형을 보고 있다. 태국은 위안군 잠수함 1척을 도입하기로 했다. [방콕 EPA=연합뉴스]

중국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인도양 주변국들에 잠수함 수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이자 국경 갈등을 빚고 있는 인도를 겨냥한 조치로 보인다.

인도 에워싼 방글라데시·파키스탄·태국에 수출 #중고 디젤함 헐값에 매각…전용 항구까지 건설 #태국 사자 이웃 미얀마도 "사겠다"…도미노 현상 #군사협력 구실로 취약한 해저 데이터 확보 가능성 #중국 잠수함 보수·보급할 거점 기지 조성도 #잠수함 기술 끌어올리려 수출 다변화 움직임 #

이와 관련, 일본 아사히신문은 15일 중국의 잠수함 수출 현황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아사히는 “이미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태국 등 인도양 연안 3개국이 중국산 잠수함 구매를 결정했다”며 “중국이 장기적으로 잠수함 운용을 지원하며 해양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 인도양에서의 군사적 영향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글라데시는 지난 2013년 중국으로부터 중고 디젤 잠수함 2척을 도입하기로 했다. 옛소련의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량한 밍(明)급(중국식 035급, 수중 배수량 2113t) 잠수함들이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흡족한 분위기다. 지난해 3월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재취역 명명식을 성대하게 열었다.
중국이 잠수함을 헐값에 넘긴 데다가 국영기업(중국항만)을 동원해 잠수함 모항까지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잠수함 가격은 1척당 100억엔(약 959억원) 정도다. 현지 군 관계자는 “(동급의) 유럽제와 비교해 10분의 1 수준의 가격”이라고 아사히에 말했다.

중국 동해함대의 잠수함들이 인민해방군 창설 78주년인 2005년 8월 1일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동중국해에서 열린 군사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중앙포토]

중국 동해함대의 잠수함들이 인민해방군 창설 78주년인 2005년 8월 1일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동중국해에서 열린 군사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중앙포토]

항구는 인도로 진입하는 관문인 남쪽 파이라 지구에 건설 중이다.
양국의 군사 협력에 인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배경이다.
항만 관리를 맡은 방글라데시 해군 관계자는 “중국인 기술자 10명 정도가 열흘간 조사하기 위해 다녀간 직후 인도 대사관 주재 무관이 시찰하러 왔다”고 아사히에 밝혔다.

태국 정부도 위안(元)급(039A급, 2400t) 잠수함 1척을 도입하기로 지난해 4월 중국과 계약했다.
건조 비용은 135억 바트(약 4494억원). 쁘라윗 왕수완 태국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공개 석상에서 중국제 잠수함 구입 배경으로 가격을 들었다.

인도의 숙적 파키스탄도 중국에서 위안급 잠수함 8척을 들인다. 이 가운데 4척은 파키스탄에서 건조할 계획이다.
2015년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파키스탄을 방문했을 때 양국이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국들의 잇따른 움직임에 이들 국가와 국경을 맞댄 미얀마도 중국 잠수함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태국의 도입 발표 직후인 지난해 5월 미얀마 군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잠수함을 구입할 것”이라며 “승조원 훈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중국으로부터의 잠수함 도입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아사히는 평가했다.

중국은 잠수함 수출을 토대로 중국 해군의 취약점을 보완하려고 하고 있다.
잠수함 운항에 필요한 해저 데이터가 대표적이다.
미 해군과 비교하면 중국은 현재 이런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 잠수함 구매국에 파견하는 운용 교관과 기술자 등을 통해 양국이 함께 데이터 수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관함식에 참석한 중국 인민해방군 수병들. [블라디보스토크 타스=연합뉴스]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관함식에 참석한 중국 인민해방군 수병들. [블라디보스토크 타스=연합뉴스]

중국제 잠수함이 기항할 수 있는 맞춤식 항만 건설도 중국에는 큰 기회다.
구매국이 협력할 경우 중국 잠수함이 보수와 보급을 할 수 있는 거점 기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진 잠수함 기술 자체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여러 국가에서 동시 운용하면서 기술적인 발전을 이룬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중국이 인도양 연안국뿐 아니라 중동과 중남미 국가들에도 잠수함 세일즈를 강화하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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