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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동성결혼 1호는 남자 육상선수...유명 LGBT 커플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호주에서 9일부터 동성 커플이 부부로 공식 인정을 받게 됐다. 지난달 호주 국회가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킨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내용의 결혼법이 이날부터 공식 발효되면서다.
호주의 동성결혼은 오랜 논쟁 끝에 지난해 우편 투표에서 유권자의 62%가 지지한데 이어 11월 연방 하원과 상원에서 잇달아 관련 법안이 통과됐다. 호주는 세계에서 26번째로 동성 결혼을 공식 인정한 나라가 됐다. 호주에는 약 5만쌍의 동성 커플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호주 1호 동성결혼은 남성 육상선수 번스 

9일 자정 결혼한 단거리 경주선수 크레이그 번스(왼쪽)와 그의 연인 루크 설리반.

9일 자정 결혼한 단거리 경주선수 크레이그 번스(왼쪽)와 그의 연인 루크 설리반.

오는 4월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릴 커먼웰스 대회에 참가 예정인 육상 선수 크레이그 번스(29). 그는 9일 자정을 기해 3년간 연인관계로 지낸 동료 체육인 루크 설리번(23)과 결혼식을 올렸다.
번스는 설리번을 만나고 처음 결혼할 생각을 했다며 "사람들 앞에서 파트너에 대한 사랑과 감사를 보여주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고 호주 ABC 방송이 보도했다. 결혼식에는 가족과 친구 등 약 50명이 참석했다.

래퍼 맥클모어와 배우 닐 패트릭 해리스, 엘렌 드제너러스, 가수 샘 스미스 등 동성애자인 유명 셀럽들은 호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들 동성 커플 결혼을 축하했다.
미국과 유럽이 우리보다는 동성애에 관대하다지만 유명인사들의 커밍아웃은 언제나 사회적 논란이 되곤 했다. 공인으로서의 사회적 지위와 명예보다는 LGBT(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렌스젠더)의 사랑을 당당히 밝힌 유명 셀럽들을 소개한다.

배우 닐 패트릭 해리스 

배우 닐 패르틱 해리스(맨 오른쪽)와 팔짱을 끼고 즐거워하고 있는 '남편' 데이비드 버트카.

배우 닐 패르틱 해리스(맨 오른쪽)와 팔짱을 끼고 즐거워하고 있는 '남편' 데이비드 버트카.

 TV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닐 패트릭 해리스(45)와 그의 동성연인인 데이비드 버트카가 만난 것은 지난 2004년. 오랜 교제기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정식으로 결혼한 건 4년 전인 2014년이다.
게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던 두 사람은 2006년 파파라치 사진이 공개되면서 커밍아웃을 하게 됐다. 2010년엔 대리모 출산으로 쌍둥이의 아버지가 됐지만 결혼은 이들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그리고 2014년 뉴욕주가 동성결혼을 허용하면서 혼인신고를 했다. 배우였던 버트카는 지금은 유명 셰프로 활동중이다.

 기업인 제나 라이언스

제나 라이언스(왼쪽)와 코트니 크런지 커플.

제나 라이언스(왼쪽)와 코트니 크런지 커플.

 2000년대들어 고전하던 패션브랜드 J크루를 다시 일으켜 세운 커리어우먼 제나 라이언스는 이성과의 결혼을 경험한 경우다. 예술가인 빈센트 마조와 아들을 낳고 살던 라이언스는 결혼 9년만에 이혼을 선언했다. 그리고 주얼리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코트니 크런지와 사랑에 빠졌고, 현재 아들과 함께 세 식구가 6년째 함께 살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 톰 포드

디자니어 톰 포드(왼쪽)는 30년째 리처드 버클리와 사랑을 이어오고 있다.

디자니어 톰 포드(왼쪽)는 30년째 리처드 버클리와 사랑을 이어오고 있다.

 구치와 이브생로랑 등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고, 지금은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만든 톰 포드. 배우 겸 영화감독의 이력이 말해주듯 남성다운 외모의 소유자. 자유분방한 연애관을 갖고 있다는 소문과는 달리 일편단심 스타일이다.
그의 오랜 파트너는 ‘보그 옴므’ 편집장으로 유명한 리처드 버클리. 두 사람이 만난 건 30년도 전인 1986년이다. 패션쇼에서 만난 38세의 리처드와 25세였던 톰 포드는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평생을 함께할 사람”이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톰 포드의 적극적인 구애로 연인관계가 된 두 사람은 리처드의 암 투병을 함께 극복하며 사랑을 키웠갔다. 2014년 결혼에 골인했다.

배우 조디 포스터 

조디 포스터(왼쪽)는 2014년 사진작가 알렉산드라 헤디슨과 동성결혼했다.

조디 포스터(왼쪽)는 2014년 사진작가 알렉산드라 헤디슨과 동성결혼했다.

 일찍이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밝혔던 조디 포스터는 같은 배우이자 사진작가인 알렉산드라 헤디슨과 2014년 4월 결혼했다. 알렉산드라는 엘렌 드제너러스와도 공개연애를 했던 레즈비언이다.

조디 포스터는 알렉산드라와 만나기 전 여성 영화제작자인 시드니 버나드와 15년간 연인관계였다.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크리스 휴즈

크리스 휴즈(오른쪽)와 션 엘드리지는 부호 동성 부부로 꼽힌다.

크리스 휴즈(오른쪽)와 션 엘드리지는 부호 동성 부부로 꼽힌다.

 마크 저커버그 등과 함께 페이스북을 창업한 크리스 휴즈도 동성결혼을 한 셀럽이다. 상대는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단체 ‘Freedom to marry’에서 활동하는 LGBT 활동가이자 투자자인 션 엘드리지다. 크리스가 페이스북을 떠나 출판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로 션을 만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크리스가 갖고 있는 추정자산만 4억5000만달러(약 4100억원)에 달하는 부호 커플이다. 두 사람은 2012년 뉴욕주 피서지인 개리슨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를 마쳤다.

‘디즈니 왕자’ 실사판 맷 보머 

맷 보머(오른쪽)와 사이먼 홀스 부부.

맷 보머(오른쪽)와 사이먼 홀스 부부.

 미드 ‘트루 콜링’에서 주인공 제시카 알바의 연인으로 출연했던 맷 보머. 드라마 ‘화이트컬러’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 그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왕자님 실사판으로 유명한 미남 배우다. 2012년 자신이 게이임을 커밍아웃한 보머는 오랜 파트너였던 14살 연상의 CEO 사이먼 홀스와 부부의 연을 맺었고, 세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라틴의 섹시 팝가수 리키 마틴

리키 마틴(오른쪽)과 제이완 요세프 부부는 대리모 출산으로 쌍둥이를 낳았다.

리키 마틴(오른쪽)과 제이완 요세프 부부는 대리모 출산으로 쌍둥이를 낳았다.

 ‘Livin’ La Vida Loca’라는 곡으로 유명한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리키 마틴은 앞서 지난 2010년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커밍아웃했다. 수차례 동성애자라는 의혹이 제기됐던 그는 여성팬들이 떠날 것을 우려해 게이임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2008년 대리모출산으로 쌍둥이 아이를 낳고 2년 뒤 이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남성잡지 ‘GQ’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성 정체성을 인정할 수 없어 게이로서 오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가수 엘튼 존

여성과 이혼한 뒤 커밍아웃하고 데이비드 퍼니시(왼쪽)와 결혼한 뮤지션 엘튼 존.

여성과 이혼한 뒤 커밍아웃하고 데이비드 퍼니시(왼쪽)와 결혼한 뮤지션 엘튼 존.

 ‘라이언 킹’ 주제곡과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빈 추모곡 ‘캔들 인더 윈드’ 등으로 유명한 영국 뮤지션 엘튼 존. 그는 87년 아내와 이혼한 뒤 커밍아웃했다. 93년부터 오랜 시간 연인으로 지내온 데이비드 퍼니시와 2005년 영국에서 결혼을 합법화하는 ‘시민 동반자법’이 발효된 첫날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2014년 영국에서 완전히 동성결혼이 합법화되면서 정식 부부가 됐다.

배우 엘렌 드제너러스 

엘렌 드제너러스(왼쪽)는 동성결혼을 허가하는 캘리포니아 주법을 발효되자마자 15세 연하의 포티아 드 로시와 결혼했다.

엘렌 드제너러스(왼쪽)는 동성결혼을 허가하는 캘리포니아 주법을 발효되자마자 15세 연하의 포티아 드 로시와 결혼했다.

 할리우드 스타인 엘렌 드제너러스는 배우 포티아 드 로시와 올해 결혼 10주년을 맞는다. 두 사람은 지난 2008년 캘리포니아 주법이 동성결혼을 허가하자 그해 8월 베벌리힐즈의 드제너러스의 자택에서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유명인사로는 세계 최초의 여성 결혼이었다. 15살 차이인 두 사람은 결혼 뒤 여러 차례 결별설에 휩싸였지만 여전히 굳건하게 사랑을 지켜오고 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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