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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둔, 임종석과 할랄메뉴 오찬…회동 장소도 특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칼둔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9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오찬회동을 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방한 중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면담을 마친 후 함께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방한 중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면담을 마친 후 함께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오찬을 겸한 면담은 애초 2시간이 예정됐다. 하지만 오전 11시 10분쯤 시작된 만남은 오후 1시까지 이어졌고 이후 오찬까지 총 200분간 이어졌다. 임 실장은 할랄(과일·야채·곡류 등 모든 식물성 음식과 어류·어패류 등의 모든 해산물과 같이 이슬람 율법 하에서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총칭하는 용어) 인증을 받은 음식을 마련하는 등 메뉴 선정에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다.

메뉴로는 양파 렐리시와 퀴노아를 곁들인 연어, 레드커리로 맛을 낸 컬리플라워 수프, 안셈 캐비어와 수제 포테이토칩스, 된장으로 절인 대구와 전복, 트러플 소스로 맛을 낸 닭가슴살, 양고기와 바스마티 라이스 등이 제공됐다.

청와대에 따르면 음식에 쓰인 재료는 모두 할랄 인증 상점에서 구매했다. 특히 고기 메뉴의 경우 피를 모두 제거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오찬 장소를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으로 정한 것도 칼둔 청장을 예우하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이곳은 서울시장 등 주요 단체장과 공공기관장들이 외빈을 접견할 때 즐겨 사용하는 장소다.

회동은 애초 오전 11시께 시작해 점심까지 포함해 오후 1시께 종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만나서 시작된 오찬 전 회동이 오후 1시께야 마무리됐고 식사가 이때부터 시작돼 오후 2시 30분께까지 총 3시간 30분 가까이 깊이 있는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예정됐던 시간을 훌쩍 넘겨 양자 간에 ‘친구’, ‘진실’ 같은 이야기들이 수십 차례 등장할 정도로 훈훈한 분위기 속에 대화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칼둔 청장은 양국관계를 ‘결혼’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날 회동 후 브리핑에서 “이번뿐 아니라 여러 차례 우리나라 관계 결혼관계 빗대 이야기했다고 했다”며 “결혼생활 항상 좋을 수만은 없고 안 좋을 때도 있지만 안 좋은 도전들 화합해 극복하는 게 결혼생활 아니냐고 했다”고 말했다.
칼둔 청장은 회동을 마친 후 오찬 장소를 떠나면서도 임 실장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임 실장은 기자들에게 “저희가 일 년에 한 번씩 오가면서 양국 관계를 더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찬에는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 신재현 청와대 외교정책비서관, 박수현 대변인, 최병선 외교부 중동 2과장 등도 배석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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