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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니 연상시키는 '인모니니' 양인모, 본격 국내 활동

중앙일보

입력

차세대 강력한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는 양인모. [사진 금호아시아나 문화재단]

차세대 강력한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는 양인모. [사진 금호아시아나 문화재단]

 음악 팬들이 ‘인모니니’라 부르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23)가 올해 본격적으로 한국 활동을 한다. 전설적인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작곡가였던 니콜라이 파가니니(1782~1840)와 양인모의 이름을 합쳐 만든 별명이다.
양인모는 2015년 이탈리아의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 국적 최초로 우승했다. 2006년 이후 우승자를 내지 않던 콩쿠르였다. 어려운 곡을 위주로 정확한 연주를 선보여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하지만 국내에서 볼 기회는 많지 않았다. 양인모는 현재 미국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최고연주자 과정에 재학 중이다. 그는 올해 금호아트홀의 상주 음악가로 선정되면서 5차례 공연을 예고했고 “지난해 12월 학부 과정을 졸업했고 때문에 하고 국내 싶은 공연을 많이 못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국내 연주를 많이 하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8일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2018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선정 #이달 11일 시작해 올해 5회 공연 예고 #정확한 테크닉으로 '제2의 파가니니'로 불려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 부상으로 파가니니가 실제로 썼던 악기로 연주했던 특전이 있었다.

“처음 악기를 봤을 때 파가니니의 땀으로 보이는 얼룩이 있어 그의 존재가 확 와닿았다. 악기 보험료도 굉장히 비싸서 연습 시간이 4시간밖에 안됐다. 연주할 때는 악기를 지키기 위한 경호원 4명이 있었을 정도다.”

올 5월에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전곡(24곡)을 한 무대에서 연주한다. 테크닉이 굉장히 어렵기로 유명한 작품인데.

“2년 전에 이탈리아를 다시 방문했는데 파가니니를 연구하는 학자를 만났다. 그분이 ‘수많은 바이올리니스트를 고생시키는 카프리스를 파가니니는 청중 앞에서 연주한 적이 없다’고 했다. 작곡 의도가 궁금했다. 바이올리니스트들은 카프리스를 콩쿠르나 오디션에서 연주할 때 하나도 안 틀리고 최대한 잘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이번 연주에서 이 작품이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테크닉의 부담은 없나.

“나에게도 도전이다. 한 자리에서 24곡을 다 하는 것은 체력적으로도 힘들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카프리스를 다 연주해보고 싶었다. 굉장히 어려운 곡이지만 피하고 싶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어렸을 때 이모가 사다 준 카프리스 앨범을 듣고 언젠가 한 번 해봐야겠다 생각했다. 바이올린에서 그런 소리가 나올 수 있는지 몰랐고 그렇게 빠른 속도로 할 수 있는지도 몰랐다. 바이올린을 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팬들이 '인모니니'라 부르는 것은 알고 있나.

"최근에 페이스북 댓글로 봐서 안다."(웃음)

1월 신년음악회 프로그램으로 20세기 작곡가인 힌데미트를 골랐다. 의외인데.

“힌데미트의 기발한 면이 신년의 신선함과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했다. 힌데미트의 소나타 Op.11은 두 개 악장으로 돼 있는데 마지막 악장이 느린 춤곡이다. 사색적이고 암울한 분위기다. 이런 악장으로 소나타를 마무리한다는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연주 외에 취미가 다양하다고.

“큐브 맞추는 걸 좋아해서 20초까지 갔었는데 요새는 좀 느려졌다. 최근에는 작곡도 조금씩 하고 있고, 특히 라디오헤드를 좋아한다. ‘오케이 컴퓨터’라는 1997년 앨범의 노래들을 특히 좋아한다. 가사를 들으면 말이 안되는데 깊게 생각하게 되는 음악이 많다. 특수효과로 된 소리도 굉장히 흥미롭고 매력이 있다.”

팬들 사이에서 '인모니니'라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사진 금호아시아나 문화재단]

팬들 사이에서 '인모니니'라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사진 금호아시아나 문화재단]

양인모는 이달 11일 금호아트홀에서 힌데미트의 소나타, 이자이 소나타 2번, 그리그 소나타 2번 등을 연주한다. 5월 3일 파가니니 카프리스 전곡 연주에 이어 6월, 9월, 11월에 다양한 악기들과 함께 하는 실내악 공연으로 금호아트홀 무대에 선다. 금호아트홀은 2013년 상주 음악가 제도를 시작해 30세 이하 연주자들의 무대를 일 년 동안 열고 있다. 양인모는 피아니스트 김다솔,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ㆍ조진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첼리스트 문태국에 이은 6번째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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