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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 주인공은 '여성' "더는 가장자리에 살지 않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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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주인공은 ‘여성’이었다. 지난해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사태를 시작으로 이어진 성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블랙 드레스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여성 스타들은 작정한 듯 준비된 멘트를 쏟아냈다. 그중에서도 TV 부문에서 나란히 여우주연상을 받은 엘리자베스 모스와 니콜 키드먼의 수상 소감이 눈길을 끌었다.

7일(현지시간) 제75회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엘리자베스 모스. [사진 A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제75회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엘리자베스 모스. [사진 AP=연합뉴스]

엘리자베스 모스는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진 상황에서 국가가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 보고 관리하는 길리아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핸드메이즈 테일(The Handmaid’s Taleㆍ시녀 이야기)’로 TV 드라마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훌루에서 제작해 작품상까지 휩쓴 ‘핸드메이즈 테일’은 페미니즘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가 1985년 발표한 원작 또한 지난해 아마존닷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 1위를 차지하며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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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에 오른 모스는 “우리는 책 속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책 가장자리의 여백에 존재할 뿐이었다. 그것은 우리에게 더 큰 자유를 주었다. 우리는 이야기 사이에서 살아갈 뿐이었다”며 애트우드의 말을 인용했다. 이어 “이것은 당신(마거릿 애트우드)과 위한 상이며 당신 이전 혹은 이후 불평등과 편협함에 관해 이야기하고 평등과 자유를 위해 싸운 모든 용기 있는 여성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는 더는 가장자리나 공백에서 살아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바로 이야기이자 우리 스스로 이야기를 써내려갈 것”이라고 말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핸드메이즈 테일'로 여우주연상 받은 모스 #원작자 애트우드와 모든 여성에 영광 돌려 #'빅 리틀 라이즈'로 수상한 니콜 키드먼도 #"어머니 덕분에 이 자리 설 수 있었다" 고백

TV미니시리즈 부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니콜 키드먼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TV미니시리즈 부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니콜 키드먼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HBO 드라마 ‘빅 리틀 라이즈(Big Little Lies)’로 TV 미니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니콜 키드먼 역시 “이는 최근 우리 대화의 중심에 있는 학대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문을 열었다. 키드먼은 “어머니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항상 여성 운동을 지지했으며, 그렇기 때문에 내가 지금 여기에 서 있을 수 있게 됐다”며 “나의 성취는 모두 그녀가 이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변화가 생겨나길 바라고 또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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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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