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가 연일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을 비난하고 있다. 우선 안철수 당 대표를 향해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사람은 안 대표”라고 공세를 폈다.
박 전 대표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 대표가 ‘정치권에서 약속이 헌신짝처럼 버려질 수 있다는 사실에 트라우마가 생겼다’는 보도를 보고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선 패배 후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는 말을 뒤집고 두세 달 만에 당 대표에 출마했고, 당 대표가 돼서는 통합의 ‘통’자도 꺼내지 않겠다고 공언해놓고 통합을 추진했다”며 “이것이 ‘안철수 식 새 신짝’이냐. 당원과 의원들이 받는 트라우마는 보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박 전 대표는 다음 날인 8일 ‘MBC 양지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도 안 대표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양 당의 남북관이 통합신당을 만드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물음에 대해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과 가장 큰 노선 차이는 대북관이다. 타협이나 양보를 할 문제가 아니다‘ 하는 것을 존중한다”며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유 대표에 대해 오히려 존경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8일 유승민 대표는 경향신문에 “국민의당 내부의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이 가닥을 잡아야 통합을 결심할 수 있다. (특히 안보관에 대해) 타협하거나 양보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그러면서 “유 대표는 보수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이회창 총재의 비서실장 출신, 박근혜 전 대통령 총재 시절 비서실장”이라며 서로 다른 정치관을 부각시켰다.
이어 “안 대표는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당을 지키는 일에 우리 모두 동의한다면 지금은 합당 저지와 개혁신당 추진 병행만이 상지상책(上之上策:여러 가지 안 중 가장 좋은 안)”이라며 다시 한번 두 당의 통합 반대 의사를 강조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바른정당은 3일 통합 논의를 위한 통합추진협의체를 발족하고 새로운 당을 만들어 합당하는 방식으로 통합을 추진 중이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