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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타 받은 소방당국 “제천 참사 못막아 죄송”

중앙일보

입력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29명이 사망한 제천 화재 참사에 대해 소방당국이 유족들에게 사과를 했다. 6일 제천소방서와 합동조사단은 유가족 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한정된 인력과 장비로 소방관들이 각자 임무에서 사투를 벌였지만, 참사를 막지 못했다”며 “유족과 제천시민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유족 20여명이 참석해 소방당국이 화재 당시 초동 대처를 제대로 했는지를 두고 집중 질의했다. 유족들은 ‘첫 출동 지령 시간’에 관한 의문을 제기했다. 한 유족은 “소방본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는 출동 지령 시간이 오후 3시 56분으로 돼 있는데 오늘 소방서가 제출한 자료에는 오후 3시 54분으로 돼 있다”며 “도대체 어떤 게 정확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소방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했다는 문자가 우리 소방대원에게 온 시간이 오후 3시 54분이어서 그렇게 작성했다”고 해명했다.

무전기 교신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왔다. 무전기 교신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묻는 유족 질문에 소방관계자는 “무전 교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한 유족은 “현장에서 교신도 안 되는 무전기를 오늘도 현장 출동하면서 썼다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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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사망자가 나온 2층 구조 논란도 여전히 이어졌다. 한 유족은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가 2층으로 진입을 하려다 화염과 짙은 연기 때문에 못했다고 하던데 당시 사신을 보면 전혀 화염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현장 관계자는 “계단 중간까지 올라갔는데 열기 때문에 중간쯤에서 도저히 못 올라갈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후 지하실이 심각할 것으로 판단해 지하실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2층에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았으면 철수했겠냐는 질문에는 "(만약 그런 사실을 명확히 알았다면) 열기를 진압하고 다시 2층으로 진입을 시도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현장 지휘가 적절했는지를 묻는 유족들의 질문에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은 “제가 가진 소방 지식으로는 도저히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족대책위는 이날 제천경찰서에 “스포츠센터 소유주가 실소유주인지, 사건의 실질적 책임 주체가 누구인지 등을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서한문을 전달했다.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은 “이번 화재는 가동할 수 있는 최대 인력을 동원했어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연소가 비정상적으로 확대됐다”고 화재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화재 원인이나 대응과 관련, 앞으로 전개되는 조사에서 솔직하게 이야기할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유족과 제천시민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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