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일하며 노래하며」폐지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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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노동현장의 소리를 담아온 CBS의『일하며 노래하며』(매일 오후5시20분∼6시30분)가 4월 프로개편과 함께 폐지될 위기에 놓여있다.
77년10월에 첫방송을 낸『일하며 노래하며』는 노동조합교실·노동상담·취업 정보·근로자수필·구인정보·음악등으로 내용을 구성, 노동자를 위한 프로로 정착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30일 「좌담회-87년 노동운동을 평가한다」의 방송내용일부가 문제되는가하면 그 동안 맥스테크 노동조합 2차농성·한국노사문제연구협회토론회·자유금융노련을 찾아서 등 노동현장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수용하자 외부로부터 방송내용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고 CBS측도 내부적으로 이 프로의 문제점을 검토해왔다.
『일하며 노래하며』는 지난해 인천 중앙병원산업재해환자농성사건·구로지역 공해 추방시민운동협의회의 반공해 마당극·한국일보노동조합결성현장을 찾아서 등을 보도하기도 했다.
또 이 프로는 매주 화요일 「노동문학특집」을 마련, 노동자 소설가인 이택주씨의『늙은 노동자의 노래』를 비롯해 장남수씨의 수기 『빼앗긴 일터』, 박영근씨의 시집『대열』, 석정남씨의 수기『공장의 불빛』등 70년대 이후의 대표적인 노동문학작품을 다루어 왔으며 지난해 10월20일에는 문학평론가 김명인씨를 초청,『노동문학의 발전배경과 현황』에 대한 강연을 듣기도 했다.
『일하며 노래하며』는 이밖에「산업재해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특집보고를 통해 산재의 위험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소리를 내보내거나 재해보상방법에 대한 상담 등을 해왔으며「노동조합교실」코너를 마련해 단체교섭과 단체협약, 임금과 임금인상교섭단체행동, 임금에 관한 올바른 이해 등의 내용을 방송해왔다.<박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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