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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에 8% … 왕초보 허영만의 주식투자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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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주식 투자기를 만화로 그린 허영만 화백. [뉴시스]

주식 투자기를 만화로 그린 허영만 화백. [뉴시스]

만화가 허영만(71)의 시도는 이번에도 남달랐다. ‘각시탈’, ‘날아라 슈퍼보드’, ‘타짜’, ‘식객’, ‘꼴’ 등 색다른 소재로 숱한 명작을 남긴 그가 이번엔 ‘주식’을 택했다. 지난해 7월 말부터 웹진 채널예스를 통해 연재하고 있는 ‘허영만의 3천만원’ 얘기다. 지난 5개월여 간의 만화가 단행본 『허영만의 3천만원1-주식에 빠지다』로 나왔다.

웹진 연재만화 『3천만원』 출간 #관련서 36권, 전문가 5인 자문도 #“계란 한 바구니 담지 말라” 와닿아

4일 기자간담회에서 허 화백은 “이번 만화는 이전 스토리 만화와는 전혀 다르다”며 “독자들과 실시간으로 호흡하는 만화를 만들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허영만의 3천만원’은 그가 자신의 돈 3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하는 과정을 그린다. 과정은 이렇다. 투자 자문단 5명이 그의 투자금을 각 600만원씩 책임진다. 이들이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조언하고, 허 화백은 그 결과·과정을 그려 2주 시차를 두고 매주 공개한다. 일종의 ‘다큐’ 만화, 그의 표현을 빌면 ‘살아있는 만화’다.

'허영만의 3천만원' [사진 채널예스]

'허영만의 3천만원' [사진 채널예스]

허 화백은 “주식하는 사람은 많은데 그걸로 돈 벌었다는 사람은 적고, 잃었다는 사람은 많더라”며 “나는 그나마도 하지 않고 돈 생기면 그냥 통장에만 넣어뒀는데 이건 아니다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주식을 산다는 건 내가 그 회사에 투자를 한다는 얘기”라며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주식에 독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작업을 위해 그는 주식 관련 서적을 36권 읽었다. 적게는 10억, 많게는 10조원까지 투자 금액을 관리하는 개인 투자자 및 기관 투자자도 만났다. 그는 “주식을 쉽게 배우는 방법의 하나는 주식 격언을 공부하는 것 같다”며 “가장 와닿은 격언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였다”고 했다.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이뤄지는 자문단과의 대화는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이유에서부터 전문가의 시장 읽는 방식을 보여준다. 자문단 A가 “OOO, 2700원에 300만원 매수”라고 하면 허 화백이 “이 회사의 매력은?”이라고 질문하는 식이다. 초보 투자자를 위한 조언도 담겼다.

과연 그는 수익을 냈을까. 허 화백은 “3000만원으로 시작해 현재 수익률은 8% 정도(240만원 이익)”라며 “5개월간 이 정도니 1년으로 치면 20% 가까운 수익률”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 작업의 결말은 나도 알 수 없다”며 “마지막에는 1000억 가까이 잃어 중국으로 떠난 투자자 등 다양한 투자자 이야기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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