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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명 DNA 채취한다는 中, 이젠 지하철 내부도 감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감시사회 중국…지하철에 실시간 CCTV까지 등장

최근 최첨단 CCTV를 설치한 중국 지하철 통제실. [SCMP 홈페이지 캡쳐]

최근 최첨단 CCTV를 설치한 중국 지하철 통제실. [SCMP 홈페이지 캡쳐]

초고화질 폐쇄회로(CC)TV를 이용해 객실 안팎을 구석구석 들여다볼 수 있는 지하철이 올해 안에 중국 광둥성에서 운행을 개시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SCMP, “객실 감시할 지하철용 CCTV 개발 완료” #승객 이동 경로 분석할 AI도 나올 듯 #실시간 촬영 탓에 승객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

SCMP에 따르면 올해 개통을 앞둔 광저우 지하철 14호선의 신규 노선인 ‘중국-싱가포르 광저우 지식도시 노선’은 총 8량(輛)으로 구성돼 있는데, 객차마다 3~4대씩 총 30대의 최첨단 CCTV가 설치돼 있다.
이 CCTV는 열차 안팎을 초고화질 해상도로 촬영할 수 있고, 촬영된 영상은 중앙 통제실에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또 이 CCTV는 승객의 동작부터 미세한 표정 변화까지 포착할 수 있고, 자체 얼굴인식 기술을 통해 승객의 신원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는 시속 120㎞로 달리는 열차 안에서도 뚜렷하고 선명한 영상을 찍을 수 있다고 SCMP는 보도했다.

SCMP는 해당 CCTV를 개발한 중국 정보기술(IT)기업 누프론트(Nufront) 관계자를 인용해 “승객의 이동 경로를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도 곧 쓰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과 세계 정당 고위 대화’ 개막식에서 시진핑 주석(가운데)과 각국 대표들이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과 세계 정당 고위 대화’ 개막식에서 시진핑 주석(가운데)과 각국 대표들이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현지에선 이번에 개발된 CCTV가 대(對)테러 활동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기존의 지하철 내 CCTV는 해상도가 상당히 떨어져 실시간 촬영을 통해 용의자를 식별하는 게 어려웠기 때문이다. SCMP는 “성능이 대폭 강화된 이번 CCTV는 전국 지하철에 확대 설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객차마다 설치된 CCTV. [SCMP 홈페이지 캡쳐]

객차마다 설치된 CCTV. [SCMP 홈페이지 캡쳐]

하지만 사생활 침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첨단 CCTV가 찍는 영상을 통해 승객의 사생활이 실시간으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프라이버시 침해를 둘러싼 논란은 최근에도 벌어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말 중국 공안은 “1억 명의 DNA 샘플을 수집해 세계 최고의 DNA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뒤 쓰촨성 일대에서 학생들의 타액을 채취했다. 당시 공안은 “미제 살인사건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런 DNA DB가 중국인들을 감시하는데 쓰일 것이라고 WSJ은 보도했다.

특히 WSJ은 블로그에 정부 비판성 글을 올리는 사람, 이주노동자 등 중국 사회를 불안케 하는 이들의 DNA가 우선적으로 채취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중국 당국의 DNA DB에는 5400만 명의 정보가 축적돼 있다.

중국이 육지답사 2호 위성을 실어 쏘아올린 창정2D 로켓. [신화통신 홈페이지 캡쳐]

중국이 육지답사 2호 위성을 실어 쏘아올린 창정2D 로켓. [신화통신 홈페이지 캡쳐]

최근 중국이 쏘아 올린 자원탐사용 위성이 우주에서 사람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첩보 위성일 것이라는 의문도 제기됐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육지답사 2호 위성을 실은 창정2D 로켓을 발사했다. 이에 대해 홍콩 인터넷 매체인 ‘홍콩01’은 “중국의 위성은 첩보용으로 쓰일 것”이라며 “중국군이 운용하는 스파이 위성과 함께 군사 정찰용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샤오창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부교수는 “중국 공산당이 개인의 DNA 정보와 (안면인식 카메라와 같은) 실시간 감시체계를 동시에 활용한다면 ‘디지털 전체주의 국가’를 조만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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