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은 수도권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서울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후보에 관계없이 정당만 보고 차기 시장을 뽑을 경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5.7%로 1위였다. 자유한국당이 9.5%로 2위, 이어 바른정당(5.0%), 국민의당(3.4%), 정의당(3.4%)순이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을 합해도 한국당 후보를 뛰어넘지 못했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후보를 냈을 때는 얘기가 달라졌다. 민주당(45.6%)에 이어 통합후보가 12.4%로 2위였다. 한국당이 8.3%, 정의당이 3.3%순이었다. 통합후보가 등장하면 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층은 별 영향이 없지만 한국당 지지층과 무당층(지지정당 후보 없음)의 상당수가 통합후보쪽으로 돌아섰다.
출마 예상후보 이름을 넣어 설문했을 때도 통합의 시너지가 확인됐다. 서울에서 민주당 소속 박원순 현 시장과 한국당의 황교안 전 국무총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자대결을 펼친다고 가정했을 때 박 시장 53.0%. 안 대표 17.5%, 황 전 총리 14.1%순이었다. 그런데 안 대표가 국민의당 소속이 아니라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후보로 나선다면 지지율이 20.5%로 올라갔다. 반면 박 시장은 2.1%포인트 떨어진 50.9%였다.
경기지사의 경우에도 정당만 보고 투표할 경우엔 국민의당 3.0%, 바른정당 2.5%로 민주당(41.6%), 한국당(10.6%)에 한참 못미쳤다. 하지만 통합후보가 나설 경우 11.3% 지지를 얻어 한국당(10.7%)을 오차범위내에서 앞섰다. 단순 지지율 합(5.5%)의 2배 가량 시너지가 나는 셈이다.
예상후보를 대입했을 때에도 미세하나마 효과가 있었다. 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 한국당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바른정당 남경필 현 경기지사의 3자대결이 펼쳐질 경우 각각 51.4%, 7.6%, 19.1%를 얻었다. 남 지사가 통합후보로 출마한다고 가정하면 20.6%로 소폭 상승했다.
물론 선거구도와 인물경쟁력 등 남은 변수가 워낙 많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시너지 효과가 얼만큼 될지 단언하긴 아직 이르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통합의 로드맵이 펼쳐지면 지금까지 예상치 못한 인재들이 모여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