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신문 "2017년 기적과 신화의 한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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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17년을 ‘기적과 신화의 한 해’라고 평가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2면과 3면에 2017년의 성과를 주장하는 특집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위대한 당의 영도 밑에 주체 조선의 존엄과 국력을 만방에 힘있게 과시한 대승리의 해 2017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력을 만방에 과시한 해”라며 이같이 규정했다.

군사·민생경제 등 성과 집중 부각 #국제 제재 무력화 및 대내 결속 차원 #김정은 권력공고화 자신감도 드러내

븍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17년을 기적과 신화의 한 해라고 주장했다. [사진 노동신문]

븍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17년을 기적과 신화의 한 해라고 주장했다. [사진 노동신문]

노동신문은 11월 29일 새벽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장면을 비롯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현지지도했던 축산ㆍ어업ㆍ공업ㆍ과수원 시설들을 담은 화보도 실었다. 12월 중순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북한 여자축구 선수단의 시상식 등 14장의 사진을 통해 김정은의 치적 선전으로 한 해를 마무리한 셈이다.

특히 신문은 7월 4일 화성-14형(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발사 성공을 ‘혁명’으로, 같은 달 28일 화성-14형 발사 성공을 ‘기적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또 화성-15형 발사 성공을 ‘대사변’이라며 핵과 미사일 발사 성공을 2017년의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이에 대해 신문은 “누구도 감히 범접 못 할 불패의 군사 강국으로 더욱 우뚝 솟구쳐올라 우주에 닿은 무진 막강한 국력을 남김없이 떨쳤다”고 주장했다.

 정부 당국자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서도 잘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과시함으로써 대북 제재의 효용성이 없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강조하려는 차원”이라며 “동시에 핵실험(6차)과 미사일 발사를 통해 군사 안보적 성과를 냈고, 민생도 나아졌다는 점을 포장해 선전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전날 노동신문에서도 12월 23일 폐막한 제5차 세포위원장 대회 참석자들과 음악공연을 함께한 김정은의 동정을 실었다. 일주일이 넘도록 세포위원장 대회 기사를 담았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는 김정은이 당의 말단조직 대표자들을 단단히 단속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음악회에는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내 강화된 그의 당내 위상을 과시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지난 10월 최태복, 김기남 등 아버지(김정일) 때 인물들을 뒤로 물린 뒤 김여정의 보폭이 넓어졌다”며 “자신의 권력 공고화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면서도 믿을 건 피붙이라는 차원의 남매 정치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해에는 김여정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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