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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자원 부국 카자흐스탄, 유라시아 관광국가 꿈꾸는 현장

중앙일보

입력

카자흐스탄 남부지역 심켄트 공항에서 차로 3시간 가까이 달리면 만날 수 있는 코자 아흐메드 야사위 영묘(Mausoleum of Khoja Ahmed Yasawi). 아흐메드 야사위는 이슬람교 신비주의 분파인 수피즘의 지역 종파 창시자다. 영묘는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이다. 투르키스탄=김민욱 기자

카자흐스탄 남부지역 심켄트 공항에서 차로 3시간 가까이 달리면 만날 수 있는 코자 아흐메드 야사위 영묘(Mausoleum of Khoja Ahmed Yasawi). 아흐메드 야사위는 이슬람교 신비주의 분파인 수피즘의 지역 종파 창시자다. 영묘는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이다. 투르키스탄=김민욱 기자

카자흐스탄 남부지역 심켄트 공항에서 차량으로 3시간 가까이 달리면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인 ‘코자 아흐메드 야사위 영묘 (靈廟,Mausoleum of Khoja Ahmed Yasawi)’의 위용이 드러난다.
중앙아시아를 통치한 티무르 왕조 때인 1389~1405년에 건축됐다. 39m 높이로 당시 세워진 건축물 중 가장 크다. 이슬람교 신비주의 분파인 수피즘의 지역 종파 창시자인 아흐메드 야사위(1103~1166)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하게 해준다.

코자 아흐메드 야사위 영묘 (Mausoleum of Khoja Ahmed Yasawi) 측면 모습. 둥근 돔 구조의 지붕이 보이는데, 푸른색과 금색 타일의 조화가 오묘하다. 고대 아라비아 문자인 쿠파체가 새겨져 있고,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 구절도 볼 수 있다. 투르키스탄= 김민욱 기자

코자 아흐메드 야사위 영묘 (Mausoleum of Khoja Ahmed Yasawi) 측면 모습. 둥근 돔 구조의 지붕이 보이는데, 푸른색과 금색 타일의 조화가 오묘하다. 고대 아라비아 문자인 쿠파체가 새겨져 있고,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 구절도 볼 수 있다. 투르키스탄= 김민욱 기자

영묘를 정면에서 바라보면 전체적으로 반듯한 직사각형 모양에 출입구가 뾰족이 오른 아치 형태다. 진흙 등을 섞어 구운 벽돌로 쌓아 올렸다. 측면에서 바라보면 둥근 돔 구조의 지붕이 보이는데, 푸른색과 금색 타일의 조화가 오묘하다. 지붕 지름만 18.2m에 달한다. 외벽은 기하학적 패턴의 묘비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반질반질한 느낌의 타일이다. 또 고대 아라비아 문자인 쿠파체가 새겨져 있고,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 구절도 볼 수 있다.

아흐메드 야사위 영묘 안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카잔(Kazan)으로 불리는 청동 솥이 눈에 띈다. 1399년에 제작됐다. 제식 때 쓰인다. 투르키스탄= 김민욱 기자

아흐메드 야사위 영묘 안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카잔(Kazan)으로 불리는 청동 솥이 눈에 띈다. 1399년에 제작됐다. 제식 때 쓰인다. 투르키스탄= 김민욱 기자

출입구로 들어서면 카잔(Kazan)으로 불리는 청동 솥이 눈에 띈다. 1399년에 제작된 것으로 전해지는 카잔은 주로 제사 의식 때 쓰였다. 아흐메드 야사위의 석관도 놓여 있다. 밝은 푸른색의 꽃무늬 벽화도 잘 보존됐다. 돔 지붕 안쪽은 흰빛을 띠는 설화석과 종유석으로 장식, 묘한 신비감을 주기까지 한다.
티무르는 이슬람교를 전파하는 동시에 원활한 통치를 위해 영묘를 건설했다는 게 안내자의 설명이다. 영묘는 중앙아시아 지역의 문화와 당시의 건축기술 발달을 보여준다.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2003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영묘가 소재한 투르키스탄 시(市)는 과거 교역의 중심지였다. 고대 동서양을 이어준 무역로인 ‘실크로드’의 일부다. 카자흐스탄은 멘델레예프 주기율표에 나오는 대부분의 광물자원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자원 부국(富國)이다. 천연가스와 석유 매장량은 각각 세계 7위와 11위 수준. 이런 자원 대국 카자흐스탄은 이제 실크로드 등 관광자원을 중심으로 유라시아 중심 관광 국가로 한 단계 도약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경제수도인 알마티 시내 모습. 알마티= 김민욱 기자

카자흐스탄 경제수도인 알마티 시내 모습. 알마티= 김민욱 기자

그동안 카자흐스탄은 대한민국 국민이 선호하는 관광지는 아니었다.
25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06년 1월부터 7월까지 해외 출국자(개인정보 문제로 그해 8월 이후 행선지 미파악)는 653만48명이다. 같은 기간 카자흐스탄을 찾은 내국인은 전체의 0.07% 수준인 4738명에 불과했다. 아시아국가로 보면, 미얀마(4089명) 보다 약간 높다.

카자흐스탄 행정수도인 아스타나 시내 전경. 아스타나= 김민욱 기자

카자흐스탄 행정수도인 아스타나 시내 전경. 아스타나= 김민욱 기자

지난해 출국한 외국인은 2238만3190명으로 10년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했지만, 관광지로서의 카자흐스탄에 대한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 카자흐스탄은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별 관광경쟁력 순위(35위) 안에 들지 못했다. 한국은 19위다. 1위는 스페인, 35위는 파나마다.


하지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관광산업은 발전 가능성을 크다고 한다. 우선 카자흐스탄을 방문하는 외국인 수가 증가하고 있다. 현지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2년 51만9222명에서 2013년 58만6038명, 2014년 67만9018명, 2015년 69만2250명으로 증가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카자흐스탄 외국인 방문객 수. [자료 코트라]

카자흐스탄 외국인 방문객 수. [자료 코트라]

외국인 관광객의 상당수는 중국인(유커)이다. 유커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관광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들의 방문이 주를 이루는 것이다. 코트라 알마티 무역관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를 '카자흐스탄 방문의 해'로 지정했다. 카자흐스탄은 올해 초부터 48개 국가를 대상으로 비자 간소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체류 기간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는데 한국은 30일이다.

1300년대 후반 건축 이슬람 지도자 영묘 장관 #옛 카자흐스탄 일부 지역 '실크로드' 중심지 #하지만 한국 국민들에게 여전히 낯선 여행국가 #WEF국가별 관광경쟁력 순위권조차 못들어 #하지만 정부 노력에 외국 관광객 증가추세 #굵직한 국제행사 치르면서 관광인프라 개선 #세계적 스키장 침블락, 고고 경관 등 볼거리 #카자흐 정부 "유라시아 중심 관광대국 목표"

카자흐스탄은 올해 경제수도인 알마티 시(市)에서는 겨울 유니버시아드를, 행정수도인 아스타나 시(市)에서는 엑스포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개최했다. 알마티와 아스타나 두 지역 모두 국제공항이 시내와 차량으로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 국내 여행이 호황기를 누리는 와중에 국제행사까지 치러지면서 숙박·교통 등 관광 인프라가 개선됐다는 평가다. 미국의 차량공유 서비스인 우버(Uber) 택시도 지난해부터 서비스돼 현지 언어를 모르는 외국인도 손쉽게 이동이 가능하다.

카자흐스탄 2017 아스타나 엑스포장 모습. 미래 에너지를 주제로 열렸다. 알마티= 김민욱 기자

카자흐스탄 2017 아스타나 엑스포장 모습. 미래 에너지를 주제로 열렸다. 알마티= 김민욱 기자

무엇보다 매력적인 관광자원을 품고 있다.
알마티 시내에는 만년설로 유명한 천산(天山) 지류인 자일리스키 알라타우 산맥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시내에서 차로 20분 정도 이동하면 메데우에 도착한다. 다시 이곳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세계적 스키장인 침블락에 다다를 수 있다. 해발 고도 3200m를 자랑한다. 케이블카를 두 번 갈아타면 천혜의 설원 비경이 펼쳐진다.

알마티 시내에 자리한 세계적 스키장인 침블락. 만년설로 유명한 천산(天山) 지류다. 케이블카를 타면 해발 고도 3200m에 다다를 수 있다. [사진 코트라 알마티무역관]

알마티 시내에 자리한 세계적 스키장인 침블락. 만년설로 유명한 천산(天山) 지류다. 케이블카를 타면 해발 고도 3200m에 다다를 수 있다. [사진 코트라 알마티무역관]

이밖에 카자흐스탄에는 2000년 전부터 탐갈리 골짜기 주변 바위에 새겨진 조각품인 ‘탐갈리 고고 경관의 암면 조각(Petroglyphs within the Archaeological Landscape of Tamgaly)’과 생물학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사랴르카 초원∙호수 지역(Saryarka -Steppe and Lakes)’이라는 세계적인 관광자원도 품고 있다. 둘은 아흐메드 야사위 영묘와 함께 이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또 카자흐스탄 산업관광투자개발부는 실크로드 관광코스를 개발했다.

2000년 전부터 탐갈리 골짜기 주변 바위에 새겨진 조각품인 탐갈리 고고 경관의 암면 조각. [사진 유네스코]

2000년 전부터 탐갈리 골짜기 주변 바위에 새겨진 조각품인 탐갈리 고고 경관의 암면 조각. [사진 유네스코]

카자흐스탄 정부 관계자는 “유라시아 중심 관광 대국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마티·아스타나=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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