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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지정 53년만에 안동으로 귀향한 하회탈·병산탈

중앙일보

입력

안동을 찾아온 국보 하회탈. 왼쪽부터 선비·부네·중·초랭이·양반·할미·백정·각시·이매탈.  [사진 안동시]

안동을 찾아온 국보 하회탈. 왼쪽부터 선비·부네·중·초랭이·양반·할미·백정·각시·이매탈. [사진 안동시]

국보 제121호인 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이 53년 만에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안동시립민속박물관으로 귀향했다.

국보 제121호 하회탈·병산탈 #현존 가장 오래된 탈놀이 가면 #13점 27일 안동 하회마을 들러 #주민 환송 뒤 안동민속박물관에

안동시는 27일 오후 3시 경북 안동시 성곡동 시립민속박물관에 국보 제121호 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 13점, 기탁자료 7점이 도착한다고 밝혔다. 되돌려 받는 하회탈은 양반·선비·백정·각시·초랭이 등 하회탈 11점과 병산탈 2점이다.

이날 하회탈과 병산탈은 안동시립민속박물관에 도착하기 전 하회마을에 들러 주민들의 환송을 받는다. 안동민속박물관에 하회탈이 도착하면 권영세 안동시장을 비롯한 안동시 관계자부터 하회마을 주민, 병산마을 주민 등 70여 명이 모여 환수행사를 가진다. 이후 안동민속박물관 수장고에 격납될 방침이다.

경북 안동 한 종갓집 담벼락에서 현대판 병산탈춤 연습생들이 복원 중인 병산탈을 쓰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안동하회병산탈춤보존회]

경북 안동 한 종갓집 담벼락에서 현대판 병산탈춤 연습생들이 복원 중인 병산탈을 쓰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안동하회병산탈춤보존회]

하회탈과 병산탈은 안동 하회마을과 그 이웃인 병산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탈로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탈놀이 가면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고려 후기쯤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가면은 대개 바가지나 종이로 만든 것이 많고 그 해 탈놀이가 끝난 후 태워버리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오래 보존된 예가 드물다. 그러나 하회탈과 병산탈은 드물게 보이는 목조탈이며, 격식과 세련됨을 갖춘 유물로 보존성과 역사성이 높게 평가된다.

안동민속박물관에 따르면 1960년대 이전까지 하회탈은 안동 마을회관에서 다소 허술하게 보관돼 왔다. 64년 2월 류한상 전 안동문화원장, 류석호 하회마을 동장 등에 의해 연구목적 및 탈의 관리와 보존 차원에서 하회마을에서 당시 서울 중앙청으로 옮겨졌다. 같은 해 3월에 하회탈과 병산탈은 국보 제121호로 지정됐다. 이후 위탁 형태(소유주 하회마을병산마을 주민)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 및 관리해 왔다.

하회탈 [중앙포토]

하회탈 [중앙포토]

지난해 안동민속박물관에서 특별전 『국보(國寶), 하회탈』 개최를 계기로 "지역문화재는 지역에 보관돼야 한다"는 움직임과 여론이 일었다. 안동민속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 측과 본격적으로 하회탈 환수를 추진했고, 하회탈은 국보 지정 이후 약 반세기 뒤에야 안동으로 돌아왔다.

이제 일반 시민들도 하회탈의 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그간 국보로 지정된 탈의 일부는 국립중앙박물관 부분 전시나 해외 순회전시에서만 간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안동시립민속박물관 측은 내년에 상설 전시실 일부를 개편해 원본을 순차적으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안동시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앞으로 문화재청과 협의를 통해 하회탈과 관련된 연구와 문화재 3D스캔 등 고정밀 실측을 진행해 연구자료를 확보하고 복제품을 제작해서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동=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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