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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환풍구 사고 가족 “끝까지 피해자 목소리 들었던 건 이재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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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붕괴사고 현장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국화 꽃다발이 놓여 있다. 이 사고로 16명이 사망했다. 김경빈 기자

2014년 10월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붕괴사고 현장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국화 꽃다발이 놓여 있다. 이 사고로 16명이 사망했다. 김경빈 기자

3년 전 발생한 경기 판교 환풍구 사고 부상자의 가족 대표가 '이재명 성남시장이 사고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21일 김도경씨는 실명으로 ‘판교 환풍구 사고 부상자 가족 대표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성남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렸다.

김씨는 “우연히 박수영 전 경기도 행정1부지사의 인터뷰 기사를 접했다”며 “잊을 수 없는, 절대 잊히지 않을 사고를 겪었던 딸의 아빠로서 끔찍했던 일이 다시 떠올랐고, 당사자로서 시민에게 당시를 알리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부상자는 국민 관심이 덜하고,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고 소송하든 마음대로 하라던 경기도 측과 끝까지 부상자 가족을 대변했던 이 시장의 협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큰딸이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병원 대회의실에 남경필 경기지사가 방문했다고 중환자실에 있는 저를 불러오라던 남 지사, 대조적으로 홀로 병원을 방문해 옆에서 저와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위로하던 이 시장”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또 “경기도는 부지사부터 주무관 등 보상 협상을 했던 모든 사람이 자리를 옮기거나 그만뒀다. 그렇게 간이며 쓸개를 빼줄 것처럼 하더니, 막상 시간이 지나니 누구와 연락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끝까지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고, 조언했던 사람은 이 시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전 부지사의 인터뷰는 중증 장애인의 아빠가 된 저를 다시 한번 씁쓸하게 만든다”며 “모두 잊고 있을 때 지금도 전화하고 위로하는 곳은 성남시다. ‘책임은 말이 아니라 행동을 지는 것’을 실천한 이 시장과 성남시 공무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전 부지사는 2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이 시장이 당시 대책본부장을 거절했고, 대책본부 사무실도 성남시청이 아닌 분당구청에 설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유족과의 합의문에는 서명하지 않고, 이후 TV 생중계 합의 발표는 독차지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가슴 아픈 사고를 정략적으로 다시 꺼내 드는 것은 피해자들에게 또 상처를 주는 것이다. 이미 법적으로 사고 책임은 경기도 산하기관과 (행사를 주최한) 언론사에 있다고 밝혀졌다”고 반박했다.

이 시장은 박 전 부지사를 후보자 비방죄로 고소할 방침이다.

판교 환풍구 사고는 2014년 10월 17일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테크노밸리 야외 공연장 주변 지하주차장 환풍구 덮개가 무너지면서 일어났다. 이 사고로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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