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방해' 유성기업 대표 징역 1년2개월 확정

중앙일보

입력 2017.12.22 16:46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현대자동차 하청업체 유성기업 경영진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다.

노조 무력화 위해 2노조 설립
노조원 해고 등 부당노동행위도

이시영 유성기업 대표

이시영 유성기업 대표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2일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시영(69) 유성기업 대표이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년 2개월에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유씨는 2011년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을 두고 노사 갈등이 깊어지자 금속노조 산하인 유성기업지회를 무력화하려고 노무법인에 14억여원을 지급하고 자문을 받아 회사에 우호적인 2노조를 만든 혐의를 받았다. 또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직장폐쇄로 맞서고 일부 근로자를 해고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한 혐의도 있었다.

유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받았다가 2심에서 1년 2개월로 줄었다. 2심 재판부는 “회사가 노무법인에 14억여원을 지급한 점 등을 비춰볼 때 해당 문건이 회사에 전달됐고, 이를 토대로 회사의 부당노동행위가 조직적‧계획적으로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2011년 5월 공장 점거 파업을 벌이던 유성기업 노조원들이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있다. [중앙포토]

2011년 5월 공장 점거 파업을 벌이던 유성기업 노조원들이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있다. [중앙포토]

기업 대표가 부당노동행위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비슷한 시기에 심각한 노사 분규를 빚었던 자동차 부품업체 갑을오토텍은 대표이사가 상고를 포기해 2심에서 유죄가 확정된 적이 있다.

유성기업은 직장폐쇄를 푼 뒤에도 노조원들을 상대로 폐쇄회로TV(CCTV)와 녹음기를 동원해 감시하고 임금‧승진을 차별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지속했다. 지난해 3월에는 우울증을 앓던 조합원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지난해 4월 법원은 회사측이 주도한 2노조 설립이 무효라고 결정했다. 지난 10월 서울고법도 2노조 설립을 무효라고 판결했다.

유성기업은 현대차에 엔진 부품을 납품하는 1차 하청업체다. 검찰은 지난 5월 유성기업 경영진과 공모해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현대차 구매본부 직원 4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유성기업 신규노조(2노조) 가입 인원을 보고받거나, 가입 확대를 독촉하고, 유성기업 임원들과 대책회의를 하는 등 유성기업 노사 갈등에 깊이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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