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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월 1월, 제주에서 후끈후끈하게 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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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겨울 신이 난다. 풍경 속으로 뛰어들며, 제철맞은 먹거리를 맛보며 후끈후끈한 겨울을 즐길 수 있다.[중앙포토]

제주의 겨울 신이 난다. 풍경 속으로 뛰어들며, 제철맞은 먹거리를 맛보며 후끈후끈한 겨울을 즐길 수 있다.[중앙포토]

오늘(12월 22일)은 1년 중 낮이 가장 짧다는 동지다. 우리 조상은 동지를 한겨울의 시작으로 봤다. 이미 연이은 폭설로 혹한의 계절에 접어들었다는 게 실감되기도 한다. 곧이어 닥칠 1월은 1년 중 평균기온이 가장 낮은 최한월로, 2016년 서울 지역의 1월 평균기온은 영하 3.2도를 기록했다. 반면 남쪽나라 제주는 1월에도 비교적 훈훈한 날씨를 자랑한다. 2018년 1월 제주의 1월 평균기온은 평년(8.7도)과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추위에 맞서거나, 추워서 더 즐거운 ‘육지’보다 따뜻한 섬 제주의 1월 즐길거리를 소개한다.

김 모락모락 온천탕에서 반신욕을 #뜨거운 열정으로 겨울바다 수영을 #제철 맞은 복요리로 헛헛한 속 풀기

말 노는 공원이 천연 눈썰매장으로

제주마가 뛰노는 마방목지는 눈이 쌓이면 천연 눈썰매장으로 변신한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제주마가 뛰노는 마방목지는 눈이 쌓이면 천연 눈썰매장으로 변신한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눈이 내렸다 하면 제주도민도 아이들을 이끌고 일부러 찾아가는 곳이 있다. 말을 방복해 키우는 마방목지다. 해마다 4~10월 마방목지를 방문하면 천연기념물 347호로 지정된 제주마가 한가로이 노니거나 풀을 뜯는 모습을 코앞에 볼 수 있다. 하지만 겨울이 들어서면 제주마는 월동을 하러 축산진흥원 실내 사육장으로 거처를 옮긴다. 텅 빈 목지를 채우는 것이 새하얀 눈이다. 함박눈이 목지에 소복하게 쌓이면 마방목지는 천연 눈썰매장이 된다. 비료 포대나 상자를 들고 나와 즉석 썰매를 만들어 스피드를 즐기는 도민이 많다. 현지인 사이에 마방목지가 눈썰매장으로 인기를 모으자, 눈이 오는 날이면 약속처럼 마방목지 앞에 썰매를 빌려주는 트럭이 찾아온다. 3000원 정도에 썰매를 빌릴 수 있다. 마방목지는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5.16도로 중간에 있다.

뜨듯하니 좋구나~ 제주의 물

오들오들 추운 겨울날 뜨끈한 온탕에 푹 몸을 담그는 것 보다 행복한 일은 없다. 깨끗한 수질을 자랑하는 제주의 물로 따뜻하게 반신욕을 한다면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풀 수 있다. 겨울철 물놀이 장소로 가장 첫손에 꼽히는 곳은 온천이 솟아나는 제주 산방산 탄산온천이다. 찜질방과 실내 목욕탕에 야외 온천탕 시설을 갖춘 온천테마파크다. 노천탕은 야외 수영장처럼 꾸몄다. 수영복을 입고 입욕해야 한다. 튜브 반입도 가능해 아이들이 온천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입욕료 어른 1만2000원, 어린이 6000원이다. 노천탕 이용료(3000원)는 따로 지불해야 한다. 제주 바닷물을 탕수로 활용하는 해수탕 목욕탕도 많다. 제주국제공항 인근에 있는 해수랜드가 대표적이다. 제주 앞바다에서 길러오는 해수를 40도 정도로 끓여서 공급한다. 입욕료 6000원. 도두해수파크·해오름해수피아·삼양해수사우나·제주워터월드 등이 있다.

짜릿한 겨울바다로, 펭귄수영대회

차디찬 겨울바다를 맨몸으로 맞서는 서귀포 겨울바다 국제펭귄수영대회. [사진 제주관광공사]

차디찬 겨울바다를 맨몸으로 맞서는 서귀포 겨울바다 국제펭귄수영대회. [사진 제주관광공사]

아예 추위와 당당히 맞서는 것도 겨울나기 방법이다. 오는 2018년 1월 1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 무술년 새해의 힘찬 출발을 다짐하는 ‘서귀포 겨울바다 국제펭귄수영대회’가 열린다. 2000년 시작된 이 대회는 제주의 새해를 알리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출발 신호와 함께 2000여 명의 수영 선수들이 일제히 차디찬 바다로 몸을 던지는 진귀한 장면을 엿볼 수 있다.
축제날 현장는 다과와 차가 차려지며 수영을 마친 선수들은 인근 식당 식당으로 이동해 몸국을 맛보며 언 몸을 녹일 수 있다. 몸국은 제주 앞바다에서 뜯은 모자반을 넣고 걸쭉하게 끓여낸 제주식 잔치음식이다. 서귀포 겨울바다 국제펭귄수영대회는 꼭 바다 수영을 하지 않더라도 즐길 것이 있다. 새해 소망을 적어 풍선을 날리거나, 모래 해변에서 진행되는 씨름왕 선발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참가 신청은 서귀포시관광협회(064-739-7201)로 하면 된다. 무료.

겨울진미, 복

겨울 제철맞은 복을 맑게 끓인 복국. 제주 겨울 여행 중 맛봐야 할 음식이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겨울 제철맞은 복을 맑게 끓인 복국. 제주 겨울 여행 중 맛봐야 할 음식이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제주는 산해진미가 넘치는 섬이라지만, 한겨울 제주를 찾았다면 먹어봐야할 음식은 단연 복이다. 고단백질 저열량인데다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영양만점 생선인 복은 10월에서 2월이 제철이다. 제철이라 부르는 까닭은 가장 맛이 좋아서이기도 하고, 가장 많이 잡히기도 해서다. 차가워진 수온을 버티기 위해 단단하게 몸을 단련한 겨울 복은 다른 계절보다 육질이 쫄깃쫄깃해 식감이 좋다. 더불어 독성도 약해진다. 일식집에서는 복을 회로 내거나 튀기지만 제주에서는 보통 복으로 국을 끓인다. 깊은 바다를 맛보는 것처럼 깊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술이 술술 넘어가는 제주에서 해장국으로도 좋다.

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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