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朴 정부 당시 SK, 4개 보수단체에 2억원 지원 정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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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자료사진. [중앙포토]

SK그룹 자료사진. [중앙포토]

박근혜 정부의 보수단체 지원,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SK그룹이 2억원을 출연한 정황을 포착했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지난달 15일 문정욱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기소 하면서 이같은 정황을 포착해 공소장에 포함했다.

검찰은 문 전 국장이 2014년 2월 부하 직원을 시켜 SK그룹 본사 임원과 접촉하도록 하고, 자금을 지원하도록 압박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국정원이 '청와대의 관심사항'이라며 SK그룹 측에 요구하자, 약 두달여 뒤인 같은 해 4월 4개 보수단체에 2억원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SK의 지원이 이뤄진 시기는 최태원 회장이 횡령 등 혐의로 구속돼 있던 때였다. 최 회장은 2013년 1월 구속됐다가 2015년 8월 특사로 풀려났다.

또 검찰은 문 전 국장이 SK그룹 외에도 여러 대기업을 압박해 총 9억 9000만원의 출연금을 보수단체에 지원하게 한 혐의를 포착해 기소했다.

검찰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삼성·현대차·SK·LG 등 대기업 및 보수단체 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정원 간부 등이 직접 대기업을 압박해 특정 단체에 거액을 제공토록 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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