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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정치보복"...한국당 물갈이 후폭풍

중앙일보

입력

자유한국당의 물갈이 후폭풍이 18일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이 최근 당무감사 결과 당협위원장 교체대상이 된 것과 관련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이 최근 당무감사 결과 당협위원장 교체대상이 된 것과 관련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은 전날 당무 감사 결과를 공개해 현역 4명 등 62명의 당협위원장을 교체 대상자로 지목했다. 이중엔 친박계 서청원(8선·화성갑)·유기준(4선·부산 서-동) 의원 및 류여해(서울 서초갑) 최고위원, 권영세(서울 영등포을), 박민식(부산 북-강서구갑) 전 의원, 김재철 전 MBC 사장(사천-남해-하동) 등 인지도 높은 인사도 상당수 포함됐다.

이들 ‘물갈이 대상’ 대부분이 18일 공개 반발했다. 유기준 의원(4선·부산 서-동)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교체대상에 오른 원외 당협위원장 10여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홍준표 대표의 폭주를 견제해 온 저와 같은 인사를 희생양 삼아 마음에 안 드는 인사를 몰아내려는 정치보복”이라며 “어떠한 역경과 고난이 닥치더라도 당의 사당화에 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청원 의원 지역구의 시도의원과 당원들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홍 대표의 사당화와 바른정당 복당파에게 당협위원장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후안무치한 정치 보복이자 당권 장악에만 심취된 지도부가 현장의 민심을 외면한 폭거”라고도 주장했다. 이어 “당무 감사 결과 원천 무효를 관철하기 위해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민식 전 의원의 지지자들도 이날 국회를 찾아 박 전 의원의 당협위원장 탈락을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황재관 부산 북구청장을 포함해 당협 당연직 직원 등 10여 명은 “당무 감사가 불공정하게 이뤄졌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자유한국당 류여해 최고위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날 발표된 당무감사 결과에 따른 당협위원장(서울 서초구갑) 자격 박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울먹이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류여해 최고위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날 발표된 당무감사 결과에 따른 당협위원장(서울 서초구갑) 자격 박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울먹이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기자회견에서 “홍준표 대표는 배은망덕”이라며 울음까지 터뜨렸던 류여해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여자 정치인의 싹을 꺾거나 뭉개는 것은 정치 도의에도 어긋난다”이라며 “홍 대표는 여자를 무시하는 마초가 맞다”고 비난했다.

[류여해 페이스북]

[류여해 페이스북]

반발이 커지자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열려던 최고위원회의를 원내대책회의로 변경했다. 홍준표 대표가 주재하는 회의를 김성태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회의로 낮춘 것이다. 20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참석하던 연석회의도 취소할 예정이다. 충돌 가능성이 있는 자리를 만들지 않겠다는 취지다. 일종의 '아웃 복싱'이다.

당 지도부는 하지만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라디오에 출연해 “당 대표는 물론이고 원내대표인 저도 발표될 때까지 그 결과를 전혀 모를 정도로 객관적으로 진행됐다”며 “당 지도부가 정치적 판단을 했다는 일말의 오해를 남기지 않게 극도로 진중하고 신중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친박 표적 감사’라는 지적에는 “(교체 대상자에) 친박 인사만 있나. 지긋지긋한 박(朴)타령을 여기다가 끌어들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홍문표 사무총장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당은 인적 쇄신 하지 않고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며 “나름대로 논리가 있겠지만 당무 감사의 기본적 문제를 오해한다든지, 자기주장 지나쳐서 당에 흠집 내는 언사를 자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민우·백민경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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